서천사람들이 만든 극영화 두 편 시사회
서천사람들이 만든 극영화 두 편 시사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12.30 21:28
  • 호수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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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등에 소리꾼’과 ‘순애씨 모해유’
▲순애씨 모해유 시사회에 참석한 제작진
▲이동백의 득음처 희리산 용굴을 찾은 래퍼와 소리꾼(영화의 한 장면)
▲이동백의 득음처 희리산 용굴을 찾은 래퍼와 소리꾼(영화의 한 장면)

서천사람들이 만든 두 극영화 래퍼 등에 소리꾼순애씨 모해유공식 시사회가 지난 18일과 23일 연달아 열렸다. 지난 1월과 2월에 영화는 완성됐으나 코로나사태로 상영이 미뤄졌다.

<래퍼 등에 소리꾼>은 래퍼와 소리꾼 소녀가 지역 예술인과 함께 공연을 완성하는 극영화 형식으로 서천 지역의 전통 예술의 근간을 찾아가는 과정을 세련되게 표현한 작품이다. 서천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소리와 랩, 젊은 예술가와 명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보고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감독은 고향 비인으로 귀향한 김병일 감독이 맡았다.

래퍼 등에 소리꾼을 감상한 사람들은 서천의 자연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쑥대머리와 단가 사철가에 실려 도도히 흘러내려오는 금강과 신성리 갈대밭, 서해갯벌의 낙조, 황금빛 화양들, 마을 감싸안은 산줄기, 흰눈이 펄펄 내리는 동백정 등이 펼쳐졌다. , , , 바다의 사계절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를 수놓는다.

주인공 역은 판소리의 고장 서천의 맥을 잇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장항중 3학년 구동희 학생이 맡았다.

서천으로 귀촌해 살고 있는 백철수 감독의 작품 순애씨 모해유는 문해교실을 다니면서 한글을 깨우친 후 새 세상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이순애씨는 마산면에 사는 72세의 할머니이다.

영화는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화양면의 금강변 갈대밭이 나온다. 마산에서 버스를 타고 친정 동네를 찾은 것이다. 그가 글을 깨우친 후 어머니 아버지에게 쓴 편지글 낭독이 이어지며 갈대밭에서 꿈을 키우던 소녀 시절의 영상이 명멸한다.

어머니 아버지, 문해교실 다니는 학생이 되었어요. 좋은 선생님 만나 공부하니 참 좋아요. 이제 어머니 아버지께 편지도 쓸 수 있어요

순애씨는 가슴 속에 품은 생각을 실천에 옮겨 산밭 모서리에 갤러리를 차리고 자신의 작품 전시회를 연다. 영화 첫 장면에서 비바람을 무릅쓰고 대나무를 베던 모습이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 그의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 해지며 놀라는 표정들이다.

35분의 짧은 영화이지만 비문해자가 새 세상을 열어가는 모습을 통해 한 할머니의 70년 인생을 담고 있으며 한국현대사의 한 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두 편의 영화를 기획, 제작한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는 당초 국회, 충남도청, 충남도교육청, 도의회 등에서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감염사태가 번지며 무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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