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마을 주민들, ‘송전선 지중화 요구’ 집회
홍원마을 주민들, ‘송전선 지중화 요구’ 집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02.25 08:29
  • 호수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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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피해대책 없는 발전소 가동 중지하라”

서천 특화시장~군청까지 가두행진 벌이기도
▲특화시장에 모여 가두행진을 준비하는 홍원마을 주민들
▲특화시장에 모여 가두행진을 준비하는 홍원마을 주민들

6월 신서천화력발전소 본격 가동을 앞두고 서면 홍원마을 주민들이 고압송전선로 지중화와 주민 피해대책을 요구하며 23일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신서천화력 미세먼지 및 고압송전선로 피해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조덕환 조갑성, 이하 대책위)이 주최한 이날 집회는 오전 9시 서천읍 특화시장 앞에 마을 주민들이 집결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930분경 상여를 매고 구호를 외치며 군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군청 앞 마당에 도착한 이들은 조덕환 공동위원장의 선언으로 신서천화력 고압송전선로 지중화 촉구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채종국 사무국장은 “450여명이 거주하는 홍원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03월까지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각종 암 등으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같은 질환으로 28명이 투병 중에 있다고 말했다. 채 국장은 11개 발전소가 있는 시군구 중에서 서천군은 인구10만명당 1161명이 질병을 앓고 있어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발표한 성명서에서 신서천화력발전소를 신설하면서 중부발전은 발전소 부지 내의 시설들에 대해서는 오염절감시설과 환경피해 예방 등에 걸맞는 설계라고 강조하지만 고압송전선로에 대한 주민피해 해소 방안은 피해주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공기업의 책무를 망각한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두행진
▲가두행진

한편 대책위는 서천군이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을 찬성하면서 현재까지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고압송전선로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박래 서천 군수는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책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기에 주민들이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노박래 군수에게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현실을 수없이 말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주민들에게 허탈감만 주었다노박래 군수는 서면지역 주민들의 생명 보호에 앞장서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규탄대회는 서천참여시민모임의 이강선 대표가 사회를 보았으며 양금봉·전익현 도의원과 조동준·이현호 군의원이 함께 했다.

양금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천2)은 연대발언을 통해 서면지역 주민들의 머리 위로, 서천군의 하늘로 고압송전시설이 지나가고 있지만 대책은 공허하다면서 서면에서부터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154kv의 고압 송전선로는 6만 서천군민의 생명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발전소 주변 마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각종 암이나 백혈병, 정신질환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고압 송전선로와 안타까운 죽음이 관련이 없는 것인지 규명해야 한다. 충남도에서 올해부터 도내 화력발전소 송전선로 주변지역 주민 건강피해 환경역학조사가 추진된다면서 이제는 서천군이 응답할 차례다고 말했다. 주민건강을 위협하는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에 대해서도 원인제공자가 부담해야 한다서천군이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및 고압송전선로 피해대책 마련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23일 군청 앞에서 ‘신서천화력 고압송전선로 지중화 촉구’ 규탄대회를 벌이는 홍원마을 주민들
▲23일 군청 앞에서 ‘신서천화력 고압송전선로 지중화 촉구’ 규탄대회를 벌이는 홍원마을 주민들

이날 규탄대회에 함께 참석한 충남환경운동연합 황성렬 상임대표는 송전선로와 석탄화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천을 올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렇게 주민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야만 이런 문제가 해결이 돼야 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면서 충남에는 서천을 비롯해 당진, 서산, 청양, 천안, 아산 등 전부 송전선로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 원인은 충남에 화력발전소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혜택은 수도권이 보고 피해는 충남도민들이 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조덕환 공동위원장은 대책위가 발표한 성명서를 현장에 나와 있는 노박래 서천군수에게 전달했다. 노 군수는 군수가 다른 사람들처럼 정치적 발언이나 확실치도 않는 얘기를 할 수 없어서 표현을 자제했었다면서 최근 조덕환 위원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철도부지 우선 매입과 철도부지 내 일정 부분 지중화 공간 마련, 나머지 사업은 홍수 대비 등 지역주민 민원 등 해소하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대책위 채종국 사무국장은 오늘 집회는 명예나 보상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단지 우리 부모님이 살던 고향에서 평화롭고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는 것 그거 하나뿐이다면서 이 상태로 발전소가 가동되면 고향에서 살 수 없게 된다. 고압선을 지중화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가 묵살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책위는 이날 집회에 이어 송전선로 지중화 없는 전력 송전 불가입장으로 지중화 요구 등을 위해 청와대 도보행진 등 투쟁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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