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오척 단구로 천하 호령한 안영晏嬰
■ 송우영의 고전산책 / 오척 단구로 천하 호령한 안영晏嬰
  • 송우영
  • 승인 2021.03.18 16:31
  • 호수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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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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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역사든 발전에는 인재가 요구되고 인재의 시작은 공부에서 비롯된다. 과학 기술이 획기적인 업적을 이룬 첨단의 시대라 해서 인재의 요구를 비껴갈 수는 없다.

청말 인공 초의 학자 곽말약의 말처럼 선비를 얻으면 나라가 흥하고 선비를 버리면 나라가 망한다.<여사흥사사쇠與士興捨士衰> 그러므로 통섭지자統攝之者는 자기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재適材를 적소適所에 배치하여 인재?로 하여금 그것들을 잘 활용할수 있도록 만드는 자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안영이 말하는 공부를 한다는 것은 치인을 잘하기 위함이다<전독선치인典讀善治人>’가 정답에 가까운 셈이다.

사마천은 자신의 책 사기 관안열전에서 만일 안자가 살아 있어 내가 그를 위해 말 채찍을 잡고 그 수레를 몰 수 있다면 세상에 이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은 없으리라.”라고 말했다.

안영晏嬰, 안자晏子<기원전 ? - 500>는 채나라 사람으로 선대 때부터 제나라로 이주해 공부를 했으며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55년간이나 모신 명재상이며 발군의 정치가로서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그의 외모는 매우 작았는데 키가 당시1척은 오늘날의 22cm정도인데 5척단구<140cm> 갓넘을 정도인 142cm 정도의 인물이다.

아버지 안약晏弱 안환자晏桓子는 아들이 자라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겨 아들을 격려했다.

천하가 다 어느 정도의 외모를 가졌거늘 유독 너만 키가 작은 걸 보니 아마도 하늘이 네게 큰 인물 되라고 미리 조짐을 보인 것일터 이제부터는 집 밖 출입을 삼가고 마을에 누가 사는지 조차도 귀 기울이지 말고 오로지 독서讀書와 제술製述로 수신하여 천하가 너의 발 아래 있도록 하거라<晏子春秋.春秋左氏傳>”

듣기에 따라서 상당히 뼈아픈 얘기인데 어쨌거나 당사자인 아들 안영은 아버지의 그런 당부의 말씀에 어긋남 없이 공부했다. 여씨춘추는 몇 개의 석의釋疑와 소주疏註와 보주補註에 대한 판본이 있는데 그중 보주의 주에 이런 말이 있다. “큰 산과 큰 바다는 용이든 뱀이든 마다하지 않으니<심산대해인룡사深山大海引龍蛇> 어느 구름에서 비 올지 누가 알랴.<하운폭우수지호何雲暴雨誰知乎> 고래로 폐족한 가문도 국가에 은총을 입는 길이 있거늘 <고래폐족문국은古來蔽族門國恩> 어려서부터 방문 걸어잠그고 공부만 하면 된다<폐문독서지유년閉門讀書志幼年>” 예나 지금이나 뭔가를 하려면 공부에서 시작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안영이 주로 했다는 공부는 서경과 시경이다. 시경은 사무사思無邪라 하여 마음에 나쁨을 없애주는 책이고 서경에서 서는 단순히 글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에서 발행하는 공문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안영은 당시에 국가에서 발행하는 공문서를 모두 읽어봤다는 말이다. 삼성 창업주 후주後主 고 이건희 회장에게는 잘 알려지지않은 독특한 벽이 하나 있다. 신문을 읽으면 첫장 첫글자부터 마지막장 광고 끝까지 글자란 글자는 모조리 다 읽어본다는 것이다. 이는 선대 회장 호암의 어린 시절 궁리의 글방 훈도로부터<당시 호암은 독선생을 모시고 공부했음 7세때 맹자를 읽었다 전함> 논어 맹자를 배울 때 안영이란 이는 어린나이에도 국가 공문서를 읽었다는 말에 이제는 시대가 변했으니 국가공문서를 일반인이 받아보기가 쉬우랴마는 최소한 매일 발행되는 신문은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어린시절 지독하게 신문을 읽어댔다 한다.

서경을 읽으면서 안영은 특히 촌탁忖度을 잘했다고 한다. 촌탁이란 남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말이다. 그다음 말이 촌지寸志이다. 촌탁한 마음을 촌지에 담아 보낸다는 뜻이다. 곧 작은 정성쯤 되는 말이다. 요즘에는 뇌물의 대명사로 전락됐지만 첫 출발은 꽤 아름다운 말 임에 분명했다. 어려서의 지독한 공부는 결코 배신하지않는다. 그 공부 덕분에 150cm도 안되는 그 키로 50년이 넘는 세월을 천하를 호령했다. 공자는 제자들에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안영은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오래 대할수록 공경해진다.<안평중晏平仲 선여인교善與人交 구이경지久而敬之논어공야장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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