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서천갯벌 도요새 보고서
■ 특집 / 서천갯벌 도요새 보고서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1.04.14 21:06
  • 호수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천갯벌 머문 큰뒷부리도요 세계 비행 신기록 경신

계속 찾아오는 도요물떼새… 서천갯벌 보존가치 높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지난 11일 서천갯벌의 도요새들
▲지난 11일 서천갯벌의 도요새들

봄이 되면 갯벌에 사는 생물들도 생명활동을 시작한다. 이에 맞추어 멀리 뉴질랜드와 호주, 동남아시아에서 월동을 한 도요물떼새들이 서천갯벌에 찾아온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중국 동북부,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하기 위해 북상하다가 서천갯벌에 들르는 것이다. 이유는 이동 중에 도요물떼새들이 칠게, 갯지렁이, 조류들을 먹고 쉬었다 가기 위해 중간기착지로 서천갯벌을 찾아온 것이고, 그 만큼 이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가 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9일 서천갯벌에서 촬영한 무선위성송신기를 부착한 큰뒷부리도요. 이 새는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친 후 지난해 9월 18일 출발해 뉴질랜드까지 223시간(9일 7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1만 2천 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함으로써 세계 비행 신기록을 경신했다.
▲2020년 5월 9일 서천갯벌에서 촬영한 무선위성송신기를 부착한 큰뒷부리도요. 이 새는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친 후 지난해 9월 18일 출발해 뉴질랜드까지 223시간(9일 7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1만 2천 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함으로써 세계 비행 신기록을 경신했다.

​​​​​​​봄이 되면 갯벌에 사는 생물들도 생명활동을 시작한다. 이에 맞추어 멀리 뉴질랜드와 호주, 동남아시아에서 월동을 한 도요물떼새들이 서천갯벌에 찾아온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중국 동북부,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하기 위해 북상하다가 서천갯벌에 들르는 것이다. 이유는 이동 중에 도요물떼새들이 칠게, 갯지렁이, 조류들을 먹고 쉬었다 가기 위해 중간기착지로 서천갯벌을 찾아온 것이고, 그 만큼 이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38일부터 411일까지 거의 매일 서천갯벌을 찾아 도요물떼새를 조사했다. 310일이 되자 알락꼬리마도요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중 오른쪽 다리 상단에 녹색 가락지와 오렌지색 가락지를 각각 매단 알락꼬리마도요들도 있었다. 이 녹색 가락지는 호주 동부의 퀸슬랜드 주에서 연구자들이 매달았다. 그리고 오렌지색은 호주 남동부의 빅토리아 주에서 매단 것이다. 그러니까 호주 동부와 남동부에서 출발해 오로지 날갯짓과 뒤에서 부는 바람을 이용해 서천갯벌까지 날아온 것이다.

317일에는 큰뒷부리도요 30마리가 관찰되었다. 이들 중에 오른쪽 다리 상단에 흰색과 오렌지색, 노랑색, 녹색의 가락지를 각각 매단 큰뒷부리도요들이 관찰되었다. 흰색 가락지는 뉴질랜드에서 매단 것이며, 노랑색 가락지는 호주 북서부에서 매단 것이다. 흰색 가락지를 매단 큰뒷부리도요들은 뉴질랜드에서 한 번도 쉬지 않고 8일 동안 9450킬로미터를 날아서 서천갯벌에 도착한다. 이들의 놀라운 이동을 생각할 때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비행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41일 동안 서천갯벌에 머문 큰뒷부리도요. 2020년 5월 5일 서천갯벌에서 촬영
▲지난해 41일 동안 서천갯벌에 머문 큰뒷부리도요. 2020년 5월 5일 서천갯벌에서 촬영

이후 붉은어깨도요, 청다리도요, 흰물떼새, 서천갯벌에서 월동을 하지 않은 민물도요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오른쪽 다리 상단에 검은색과 노랑색 가락지를 매단 민물도요와 붉은어깨도요, 노랑색 가락지를 매단 붉은어깨도요, 검은색과 흰색 가락지를 매단 붉은어깨도요를 각각 관찰하였다. 이번 조사기간 동안 가락지를 부착한 도요물떼새가 75마리가 관찰되었다.

특히 지난해(2020) 봄철에 관찰되었던 같은 큰뒷부리도요 20마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서천갯벌에 다시 찾아온 것을 확인했다. 이는 영어 알파벳과 숫자가 새겨진 가락지와 링을 매단 모습을 확인해서 같은 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59일과 11, 서천갯벌에서 꼬리에 무선위성송신기와 다리에 가락지와 링을 매단 큰뒷부리도요(4BBRW)를 관찰한 바 있다(<사진1>, <그림1>). 당시 412일부터 521일까지 서천갯벌에 머문 것으로 확인되었다. 머문 기간이 총 40일이었다. 이 새가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친 후 918일 출발해 뉴질랜드까지 223시간(97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12000 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함으로써 세계 비행 신기록을 경신했다는 소식(<지도1>)푸코로코로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터(Pukorokoro Miranda Shorebird Centre)’로부터 받은 바 있었다.

사진3▲올해 3월 하순에 뉴질랜드 미란다 갯벌에서 출발해 4월 초순에 목포시 인근 신안군 압해도 갯벌에 도착한 무선위성송수신기를 부착한 큰뒷부리도요. 지난 10일 서천갯벌에서 관찰됐다.
사진3▲올해 3월 하순에 뉴질랜드 미란다 갯벌에서 출발해 4월 초순에 목포시 인근 신안군 압해도 갯벌에 도착한 무선위성송수신기를 부착한 큰뒷부리도요. 지난 10일 서천갯벌에서 관찰됐다.

올해 들어 이 단체로부터 42일 큰뒷부리도요(4BBRW)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남동쪽에 위치한 테임즈갯벌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북상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한 번도 쉬지 않고 대략 8일간 날아서 또 다시 서천갯벌에 도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기자가 지난해 326일과 55일에 서천갯벌에서 큰뒷부리도요(6RWYR)를 관찰했는데 관찰된 도요물떼새 중에서 가장 긴 기간 즉 41일 동안 서천갯벌에서 머물렀다.<사진2> 그래서 올해도 이 새가 서천갯벌에 찾아와 다시 관찰되기를 바란다. 이 새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면서 거의 매일 서천갯벌을 찾아 도요물떼새를 관찰하고 있다.

그런데 410일과 11일에는 서천갯벌에서 꼬리에 무선위성송신기와 다리에 가락지와 링을 매단 큰뒷부리도요(4WBBW)를 관찰했다.(<사진3> 이 새는 3월 하순에 뉴질랜드 미란다갯벌에서 출발해 4월 초순에 목포시 인근 신안군 압해도 갯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49일 오전 450분까지 머물렀다는 위성기록(<c지도3>)이 있었는데 49일 오후 또는 410일에 서천갯벌로 이동해 온 것으로 추정한다.

지도3▲3월 하순 뉴질랜드를 출발해 한국 서해갯벌에 도착한 큰뒷부리도요의 비행기록
지도3▲3월 하순 뉴질랜드를 출발해 한국 서해갯벌에 도착한 큰뒷부리도요의 비행기록

이같이 매년 계속 같은 장소를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새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도요물떼새 관찰을 통해 서천갯벌이 이들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새들이 서천갯벌을 계속 찾아오는 것은 그만큼 서천갯벌이 보존가치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새들을 조사하면서 물 빠진 서천갯벌에서 조개를 잡는 어민들과 새들이 조화롭게 갯벌에 의존해 살아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서천갯벌이 훼손되지 않고 더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외부 방문객들이 도요물떼새에게 위협을 주지 않고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쉬는 모습, 그리고 여러 마리가 군무를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려면 밀폐형 탐조대 설치가 꼭 필요하다. 적은 비용으로 나무를 이용해 관찰하기 좋은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새들이 위협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새들 관찰하는 방문객들도 가까이 다가오는 새들의 행동과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볼 수 있다.

<주용기 시민기자. 전북대 전임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