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금강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자
사설 / 금강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21.04.29 08:01
  • 호수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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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처럼 산성이 많은 고장이 또 있을까. 서천의 웬만한 산봉우리는 백제시대의 산성이 있던 곳이다. 백제시대의 산성은 20여곳에 달한다. 이 산성들은 백제의 수도였던 사비성으로 가는 물길을 막는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660년 소정방이 이끄는 당군이 금강 하구로 쳐들어왔다. 백제군은 이들 침략자들이 물길을 따라 사비성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사력을 다해 저지했다. 당의 13만 대군을 20여일 동안 기벌포에 묶어 둔 것이다.

당군의 수효에 밀려 비록 사비성은 내주었지만 3년 동안의 나당연합군과의 전쟁을 통해 백제는 금강 하구를 장악해 한 때 사비성의 당군을 포위하기도 했다.

그러나 6638월 백강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백제의 사직은 끊겼고 이후 동아시아의 패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 금강하구는 백제가 해상활동을 통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의 중심지였다. 1991년 하굿둑으로 단절되기 이전만 해도 금강하구의 생산력은 매우 높았다. 백제의 번영도 이같은 금강하구의 높은 생산력에 힘은 바 컸을 것이다.

일제가 이 땅을 강점하면서 금강하구가 예로부터의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전망대가 있던 바위산에 굴뚝들 세우고 제련소를 들여앉혔다. 강 하구 갯벌을 막아 간척사업을 벌여 쌀을 생산해 약탈해갔다. 금강 하류의 모습도 직강공사를 한 것처럼 밋밋해졌다. 특히 1994년 금강하굿둑의 건설로 강의 생태적 기능을 단절시켜 수산업의 궤멸을 초래했다.

최근 낙동강을 비롯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막은 하굿둑을 개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금강하굿둑 개방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았음인지 제328회 충남도의회 임시회에서 최종 통과된 충청남도 금강하구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가 오는 30일 공포·시행된다.

조례가 시행되면 도지사는 금강하구 수질환경 개선과 유지·보전을 위한 하구보전실천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고, 추진상황을 매년 평가해 이듬해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자연적 혹은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수질과 생태계 변화도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이 조례를 발의한 도의원에 따르면 금강은 1990년 하구 방조제 건설로 인한 해수유통 단절로 생태계 변화가 심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지속가능한 금강하구의 친환경적 발전을 위한 보전 및 관리방안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고 한다.

이 조례가 금강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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