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간척 주장하면서 갯벌 매립하는 충남도
역간척 주장하면서 갯벌 매립하는 충남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07.14 14:37
  • 호수 10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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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항준설토투기장 건설사업, 갯벌 42만㎡ 매립
▲보령항 준설토 투기장이 건설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갯벌. 멀리 보령석탄화력발전소가 보인다.
▲보령항 준설토 투기장이 건설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갯벌. 멀리 보령석탄화력발전소가 보인다.
▲주민들이 내건 갯벌매립 반대 현수막
▲주민들이 내건 갯벌매립 반대 현수막

충남도가 보령항준설토투기장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일원 갯벌 419000이 매립될 예정이다.

2015년 충청남도와 보령시는 보령신항 다기능 복합개발 타당성분석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통해 단계별 사업추진 계획을 세웠다.

이를 근거로 3차 전국무역항 기본계획 수정고시에 이 사업을 반영하고, 2017년 실시설계용역을 추진해 20188월 용역을 마쳤다. 2019년 기재부의 타당성재조사 사업으로 선정된 이 사업은 지난해 타당성 재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지난 5월에 착공된 이 사업은 보령항로를 이용하는 대형선박 안전을 위해 보령항로를 준설하고 준설토로 갯벌을 매립해 향후 보령신항만 항만시설용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보령시에서는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며 이 사업의 착공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인근 어민들은 생존권을 보상하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충남도의 갯벌매립공사는 역간척을 주장해온 충남도의 정책과 배치되는 일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해 10월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2020 연안·하구 생태복원 국제 컨퍼런스를 열고, ‘서남해안 연안·하구 생태복원에 대한 지역 연대를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양 지사는 서남해안을 따라 발생하는 간척사업의 부작용 해소와 지역 가치 재창출을 위해 역간척 사업을 정부의 그린 뉴딜 사업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보령항을 통해 하역하는 물동량의 주된 품목은 석탄으로 보령석탄화력발전소를 위한 사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지난 2019년 보령항의 총 물동량은 21245000톤으로 이 가운데 석탄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13856000톤이었다. 나머지는 유류가 7338000톤으로 전체의 34.5%에 달했다.

정부의 제4(2021~2030) 전국 무역항 기본계획에 따르면 보령항의 경우 물동량이 25203000톤으로 2019년에 비해 18%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 가운데 석탄은 201913856000톤에서 15715000톤으로 1859000톤이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보령항 줒장기 개발에 따른 품목별 물동량 예측
▲해양수산부의 보령항 중장기 개발에 따른 품목별 물동량 예측

이같은 보령항의 석탄물동량 증가는 2018102일 아시아에서 최초로 탈석탄 동맹에 가입한 충남도의 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2018102일 충남도 주관으로 롯데부여리조트에서 ‘2018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국제 컨퍼런스가 열였다. 이날 양승조 지사는 탈석탄동맹 가입 선언을 통해 "충남은 대한민국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30기가 위치해 있으며, 2015년 기준 대한민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25%,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13%를 배출하고 있다""충남은 대한민국 대기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고 지적하고 "충남도는 시대와 주민의 요구에 따라 201712'에너지 전환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선포했다""2050년까지 석탄 발전량 제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7%로 확대하고 2026년까지 도내 발전소 14기를 친환경발전소로 전환할 것"이라 말했다.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갯벌에는 멸종위기1급야생동물인 노랑부리백로와 2급 흰발농게가 서식하고 있다.

▲학성리갯벌에서 촬영한 노랑부리백로
▲학성리갯벌에서 촬영한 노랑부리백로
▲학성리 갯벌에서 촬영한 흰발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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