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자연유산 지정과 갯벌 되살리기
사설 / 자연유산 지정과 갯벌 되살리기
  • 뉴스서천
  • 승인 2021.07.29 18:37
  • 호수 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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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사를 보면 전쟁을 해도 당시 세계 최강국들과 전쟁을 벌였다. 수나라, 당나라, 금나라, 몽골, 일본, 소련, 중공 등등. 그러면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면면히 역사를 이어왔다.

이같은 저력을 한반도의 서해 갯벌의 높은 생산력 때문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60년 동안의 대몽항쟁이 가능했던 것도 다도해에서 뱃길로 강화도에 물자를 공급했기 때문이었으며 이때 팔만대장경을 강화도에서 판각했는데 국보 팔만대장경은 갯벌의 소산이라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1917년 일제가 공유수면매립법을 만들고 이를 근거로 갯벌을 매립해 서해갯벌 조간대 상부는 일제 때 거의 다 막았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권이 가장 먼저 한 일이 공유수면매립법 부활시켜 전북의 동진강 하구에서 계화도 간척사업을 벌인 일이었다.

쌀이 부족했던 1960, 70년대에 이러한 간척사업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추진되었다. 1979년 삽교천 방조제를 시작으로 1980년대에 들어서 강 하구를 틀어막기 시작했다. 이 무렵 이란에서 호메이니가 회교혁명을 성공시켰는데 이로 인해 중동에 진출했던 건설장비와 인력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간척사업이 시작됐다는 것이 사실로 인정받고 있다.

1991년 새만금간척사업, 홍보지구 간척사업, 고흥방조제 축조 사업이 착공을 하며 현재 서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은 실개천까지 다 막혀있다.

이로 인해 기수역 산란장이 사라져 서해 황금어장은 사막화되고 있고 조류의 흐름이 느려져 서해안 전역에 진펄이 쌓이고 있다. 세계에서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가장 높은 한국은 해산물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갈수록 생선은 값이 뛰어오를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천 고창 신안 순천만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럽의 와덴해갯벌, 중국의 푸단갯벌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지정돤 유네스코 자연유산이라 한다. 이러한 자연유산 지정을 대다수 군민들이 반기고 있다. 서천갯벌의 가치를 세계 속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우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갯벌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것이 토사퇴적이다. 이는 강 하구가 막혀 조류의 흐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밀물 때 강을 거슬러 올라간 바닷물이 썰물 때 토사를 끌고 내려와 먼 바다에 부려놓았는데 이러한 현상이 중단된 것이다.

이러한 토사 퇴적은 갯벌에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만든다. 즉 물고기가 알을 낳고 부화해 살아가는 산란장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결국 바다는 죽은 바다가 돼가는 것이다. 현재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모든 갯벌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갯벌을 되살리는 길은 강 하구를 재자연화 하는 일이다. 이는 후손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서해갯벌의 자연유산 지정이 갯벌 되살리기로 이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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