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송전선로 지중화 어디까지 왔나?
■ 특집/송전선로 지중화 어디까지 왔나?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08.12 09:15
  • 호수 10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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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중부발전·충남도·서천군·홍원대책위’ 참여 협의체 가동

192억원 비용 분담 두고 발전사-지자체 합의 이뤄지지 않아
▲지난 10일 오전 신서천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신서천화력발전소미세먼지송전탑피해대책위 채종국 사무국장
▲지난 10일 오전 신서천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신서천화력발전소미세먼지송전탑피해대책위 채종국 사무국장

20167월에 착공한 1기가와트 규모의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공사가 지난해 말 완공되어 시험가동을 거쳐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상업 가동을 하고 있다. 이에 송전선로가 마을 상공을 지나는 서면 홍원마을 주민들은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신서천화력발전소 송전선로 지중화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지지부진한 서면 송전선로 지중화

송전선로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변전소로, 도는 변전소에서 다른 변전소로 전송하는 선로를 말한다. 여기에는 가공 송전선로지중 송전선로가 있다.

가공 송전 선로는 철탑이나 철근 콘크리트주 등의 지지물을 이용해 공중에 시설한 전선으로 지지물, 전선, 애자, 가공 지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가공 송전 선로를 이용하여 송전하고 있다.

지중 송전 선로는 전력 케이블을 이용해 지중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선로이며 이 방식은 가공 송전 선로에 비해 안전하고 도시 미관이 좋으며, 통신선에 영향을 적게 주는 특징이 있다. 전국 전기 총생산량의 22.7%를 담당하고 있는 충남의 송전선로 지중화율은 1.39%로 전국 최하위이다.

신서천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앞두고 지난 5월 서면 도둔리 홍원마을 송전선 지중화 문제가 지역 이슈로 대두되며 신서천화력 송전선로 상생 실무협의회가 구성됐다. 충남도와 서천군, 홍원피해대책위, 그리고 발전사에서 한국전력과 한국중부발전이 참여했다. 그동안 3차례의 회의가 열렸으나 기본 방향만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홍원마을 송전선 지중화 안
▲홍원마을 송전선 지중화 안

지중화로 이용할 대지는 서천화력선 폐철도부지를 이용할 예정이며 여기에 사유지 일부를 매입해 사용할 계획이다. 토지 매입비용까지 합해 1km 안팎의 지중화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92억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전력의 입장은 타 시·도와 마찬가지로 발전사와 해당지자체가 50:50으로 분담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충남도에서는 이같은 부담을 해본 사례가 없어 난감한 입장이며 재원 확보가 어려운 서천군에서는 충남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홍원대책위측에서는 그동안 중부발전이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었고 이러한 시설 미설치로 많은 이득을 취했을 것이므로 50:50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열악한 지자체 재정 형편을 감안 분담율을 더욱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발전사와 행정이 비용 분담을 두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어 지중화 작업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송전선로 무엇이 문제인가

▲송전선이 마을 민가 밀집 지역 상공을 지나는 홍원마을
▲송전선이 마을 민가 밀집 지역 상공을 지나는 홍원마을

전기장과 자기장

전하를 가진 물체 또는 전압이 가해진 전선의 주위에 전기력이 작용하는 공간의 상태를 전기장이라하며 “V/m” 또는 “kV/m”라는 단위를 사용해 표시한다. 전기장의 방향은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지점으로 직접 향해 나간다. 전기장은 나무와 건물같은 물체에 의해 쉽게 차단되거나 약해진다

자기장은 자석의 주위나 전류가 흐르는 도선의 주위에 생기는, 자기력이 작용하는 공간의 상태를 말하며 통상적으로 자속밀도로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며, “G(가우스)” 또는 “T(테슬라)”라는 단위를 사용해서 표시한다.(1 마이크로테슬라(μT)10 밀리가우스(mG)에 해당)

자기장은 전선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형성된다.

자기장은 니켈합금, 실리콘스틸 등과 같은 특수금속 외의 대부분의 물체를 투과하므로 잘 차폐되지 않으며 송전선로에서 생기는 자기장의 자속밀도는 전류의 양에 비례하고, 발원지로부터 멀어질수록 체감(遞減)한다.

송전선로에 전기가 많이 흐를 경우 또는 여름에 날씨가 아주 뜨거울 경우는 전선이 열을 받으면서 지면 쪽으로 늘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송전선로와 지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전·자기장이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겨울에 송전선로가 결빙되어 그 무게 때문에 아래로 처질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 현상

가공 송전선로의 전선은 피복이 입혀지지 않은 나선(裸線)이어서 공기의 절연성에 의존한다. 공기의 절연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만일 전기장 세기가 그 임계치를 초과하면, 주변의 공기가 이온화해 전도성을 띄게 되고 부분적으로 방전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코로나(Corona) 현상이라고 한다.

이 때 저음의 소음과 엷은 빛이 발생하고, 고조파가 생성되어 유도장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의 화학작용으로 오존 및 산화질소가 발생하고 이것이 수분과 결합해 초산(HNO3)이 되어 전선 등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풍소음

전선의 표면에 바람이 스칠 때 공기흐름의 박리에 의해 유체중의 압력변동에 의한 맥놀이 형태의 와류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1030m/s 의 풍속에서부터 발생한다.

특히 고요한 새벽녘에는 단독 음원이 되어 새벽잠이 없는 노인층에 수면방해를 일으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소음은 하나의 음이 400Hz에서 1000Hz 대역을 오르내리면서 긴 파장을 가지고 미묘하게 발생하고 있어 송전선로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휘파람 소리 또는 귀신 울음소리로 표현될 만큼 심적으로 상당한 공포감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의 고압선 자기장에 대한 입장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20016극저주파(고압선) 자기장은 잠재적 발암물질(2B등급)이며 4mG 이상의 고압선 자기장 노출과 소아 백혈병 위험 증가는 통계적으로 일관된 상관성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해 10월에는 “4mG 이상 자기장에 노출된 어린이 백혈병 위험은 2배 상승하며, 신규 고압선 부지선정시 지방정부 및 주민들과 협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스웨덴 카로린스카 연구소는 “2mG 이상 장기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2.7, 성인급성 골수염 1.7, 성인 만성 골수백혈병 1.7배 증가한다. 3mG 이상 장기 노출되면 소아백혈병은 3.8배 증가한다1999년에 발표한 바 있다.

송전선로의 환경적 위해성

송전선로는 한번 설치되면 사실상 영구적으로 운용되므로, 그 주변지역 거주자들은 전자기장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송전선로로 인한 환경적 위해는 그에 민감한 다양한 집단, 예컨대 환자, 노약자, 임산부 등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그 위해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손해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신규 선로에 대한 전면 재검토, 전원개발촉진법의 폐지 혹은 전면개정,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 원전 및 석탄화력 중심에서 전력수요 관리와 지역 분산형 전원으로 전력시스템 전환, 지역의 에너지 자치권 보장 등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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