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39)니클의 소년들
■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39)니클의 소년들
  • 문영 작가
  • 승인 2021.08.26 00:34
  • 호수 10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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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살려고 발버둥친 흑인 소년의 저항
▲책 표지

​​​​​​​2019년에 발표한 니클의 소년들2020년 퓰리처상을 비롯하여 많은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가인 콜슨 화이트헤드2014년 여름 알게 된 플로리다주의 도지어 남학교에 대한 뉴스 보도 내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니클은 경범죄를 저지른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교화할 목적으로 학교 교육과정과 올바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소양 교육을 위해 설립된 캠퍼스다.

그 녀석들은 죽어서도 골칫덩이였다.’로 첫문장이 시작되는 이 소설은 그 녀석들은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비참한 주검에 이르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한창 풀로리다주의 니클 캠퍼스를 복합상업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 진행 중인데, 땅속에서 수상한 시체들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다.

두개골이 깨진 시체, 갈비뼈에 산탄을 맞은 시체, 죽어서도 골칫덩어리가 된 것은, 그 유해들이 니클에 수감 되었다가 폭행으로 사망한 18세 미만의 흑인 소년들의 유해였기 때문이다. 1960년대 무자비한 학대가 거기서 자행되었다는 풍문을 묵살하고 종결 도장을 찍었던 사건의 진상이 뒤늦게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뉴욕에 엘우드 커티스라는 니클 출신의 한 청년이 살았다. 그는 비밀 묘지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할머니와 어렵게 살면서도 옳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않고 실천하며 살았던 엘우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엘우드는 1962년 크리스마스에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이 담기 육성 테이프다. 킹 목사의 말소리는 그가 살아가는 동안 좌표가 되었고, 그것은 그의 삶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흑인이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엘우드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록 옆에 있는 백인학교의 헌 교과서(흑인에 대한 온갖 욕설을 낙서한)를 대물림받아 공부하지만 열심히 공부하였다. 담임 선생님은 엘 우드를 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추천서를 써주어 면접시험을 보러 간다. 차비가 없어서 히치하이킹으로 흑인 소년들과 같이 도시로 향한다. 그들은 경찰의 검문에 걸리고, 그 차는 도난 신고된 차였다. 자신을 증명해줄 담임 선생님은 흑인 인권운동을 하러 가서 연락이 안 되고 할머니만 그의 결백을 믿으며 구명운동을 펼친다. 그러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묵살되고 변호사도 자취를 감춘다.

엘우드는 니클 캠퍼스에 오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참한 학대와 무시를 참아내며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킹 목사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형기를 마치고 돌아가서 자신의 길을 가려고 한다.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증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인했다. 남북 전쟁 무렵보다 흑인이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던 1960년대가 더 혹독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도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한데 그 시절에는 어떠했을지 짐작하게 된다. 세계 제일의 문명국가라고 자처하는 미국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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