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금강을 자연의 흐름대로 두어야
사설 / 금강을 자연의 흐름대로 두어야
  • 뉴스서천
  • 승인 2021.09.01 17:38
  • 호수 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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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물줄기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이라는 한자어에는 물을 같이 쓴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뚫지 못한다는 전통 지리사상도 무색하게 됐다. 발달한 토목기술을 앞세워 강의 물줄기를 변경시키고 있는 것이다. 금강 물줄기 상류을 막은 용담댐 물을 도수터널을 이용해 금남정맥을 넘어 만경강 수역으로 돌려 전북 일원의 상수도와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서천군 일부 지역에 공급되는 수돗물도 용담댐 물을 사용하고 있다.

진안군 용담면에 들어선 81500만톤 저수용량의 용담댐은 저수용량으로 보면 우리나라 댐 가운데 소양강댐과 충주댐, 대청댐, 안동댐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본래 1936년 일본인들이 6개년사업으로 이 댐을 건설을 계획해 수몰지역의 용지 보상까지 마쳤으나 중일전쟁(1937)과 대동아전쟁의 발발, 일본의 패망에 의해 실현되지 못했다.

200121.9km의 도수터널과 함께 댐이 완공되어 담수가 시작됐다. 진안군 용담면 옥거리와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를 잇는 직경 3.2m의 도수터널을 통해 용담댐 물이 고산발전소를 통해 만경강으로 유입된다. 고산정수장에서는 금강물을 받아 정수해 전북의 전주, 익산, 군산, 김제, 완주, 군산산업단지 등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수배분을 받은 전북지역 지자체와 주민이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는 용담호 물 전북권 공급은 충청권에 부담을 고스란히 안겨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래 충청인의 젖줄인 금강의 물이 수계를 달리하여 전라북도의 만경강으로 빼돌려지기 때문에 용담댐 하류의 금강은 물 부족 뿐만 아니라 수질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충청인의 식수원인 대청호에도 매년 녹조가 발생해 홍역을 치르는데 용담댐이 생긴 이후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전북도와 수자원공사. 환경부가 용담댐 물의 만경강 방류량을 대폭 늘이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만경강 수역의 개발로 농공용수가 부족해 만경강의 생태계가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라 한다. 새만금호의 수질이 문제가 될 때마다 금강호 물을 희석수로 사용하겠다는 발상이 그동안 전북권에서는 일었으나 금강호 물 역시 5급수에 가까워 별 효과를 낼 수 없게 되자 전북권에서는 1급수인 용담댐 물을 더 많이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보인다.

금강은 전북 장수군에서 발원하여 충북, 대전, 충남을 거쳐 하류에서 다시 전북과 충남의 경계를 이루며 서해로 들어간다. 용담댐 물 만경강 수역 방류량 확대는 충청인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 불보듯 훤하다. 금강의 흐름은 식수용도 외에는 최대한 자연의 흐름대로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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