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제례악 선보인 월드뮤직그룹 ‘예인스토리’
전통제례악 선보인 월드뮤직그룹 ‘예인스토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11.25 16:19
  • 호수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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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시들어가는 문중 시제, '가족여행' 테마로 전환
▲시초면 용곡리 남양홍씨 문중 시제에서 전통제례악을 연주하는 예인스토리
▲시초면 용곡리 남양홍씨 문중 시제에서 전통제례악을 연주하는 예인스토리

시초면 둥지를 튼 <월드뮤직그룹 예인스토리>가 기획 공연 등으로 지역 문화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군 내에서 보기 힘든 전통 제례악을 선보여 화제다.

용곡리(당곡)에는 남양 홍씨의 중시조인 장간공(홍융)의 산소가 있고 매년 전국 각지에서 보인 후손들이 매년 음력 10월 셋째 주에 대규모 시제를 모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가족 문화가 사라지고 가문의 유래나 가족간의 유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며 어느 성씨나 시제 등의 웃대 조상들을 상기하는 행사 뿐만 아니라 집안 행사에서도 젊은 사람 보기가 어려워졌다.

남양홍씨장간공성역보존회(회장 홍남표)는 마침 재실로 귀촌한 <예인스토리>의 멤버들과 뜻을 맞춰 추향제에 문화적인 색채를 더하는 실험을 하기로 결정하고 올해부터 궁중 제례악을 도입했다.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한 결심에는 갈수록 참가자가 고령화되고 숫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시제를 친근한 가족 여행의 테마로 전환시켜보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

지난 1121일 이뤄진 궁중제례악 시연에서는 삼현육각 악사들이 궁중 제례악의 다양한 곡들을(대취타 무령지곡, 영산회상, 대풍류) 시제의 순서에 맞춰 연주하며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많은 참가자들이 엄숙한 순간에도 신기한 장면을 담을 기회를 놓치치 않으려 핸드폰을 들기도 했고, 제례가 끝난 뒤에 삼삼오오 모여 제례악을 화제삼아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제례악 시연을 이끈 <예인스토리> 이진용 대표는 행사 후에 많은 참가자들에게서 전통 악기와 곡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즐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 전통 음악 전공자들에게는 익숙한 음악이지만, 현재는 서울의 종묘 제례 행사나 국빈 방문 행사 정도에만 쓰이는 것으로 박제화된 제례악의 운명이 안타까웠다며 기회가 된다면 제례악도 충분히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 문화를 전통 문화(궁중 제례악)으로 살려보려는 남양홍씨장간공보존회와 예인스토리의 흥미로운 실험이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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