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질주가 시작됐다
자유의 질주가 시작됐다
  • 최현옥
  • 승인 2004.03.05 00:00
  • 호수 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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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드라이버 이씨는 젊음과 패기로 ‘활활’ 타오른다
“두두두둥~”
지축을 뒤흔드는 거친 굉음소리. 시속 270㎞로 바람을 가르고 질주하는 그는 총알 같다. 희열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면 가속기에 얹혀진 그의 발에는 더욱 힘이 실리고 스피드의 마력에 빠져든다.
“스피드는 중독과 같아서요. 직접 타봐야 이 기분 안 다니까요”
빨간 가죽 재킷에 부츠 차림. 시원하게 달린 육중한 모터사이클 앞에 이광규(장항읍 송림리)씨는 헬멧과 마스크를 벗고 서있다. 건설 중장비 운송업에 종사하는 그는 바이크 드라이버로 지난해 8월부터 대전, 군산 등 지역 일대 바이크 마니아들과 동호회를 결성, 현재 회원수도 40여명에 이르고 있다.
“더 늦기전에 꿈을 이루고 싶었어요. 바이크를 타다보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일탈의 즐거움을 느끼거든요”
32살, 결코 젊지만은 않은 나이에 취미로 시작한 바이크는 그에게 정해진 인생에 작지만 큰 변화로 다가왔다. 학창시절 언젠가는 꼭 타보고 싶다는 바램이 작은 일탈의 짜릿함마저 제공하고 있는 것.
특히 회원들과 바이크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자연속으로 떠나는 즐거움은 해방감과 상쾌함 그 자체이다. 또 여행지의 풍경과 유물을 감상하고 투어 중 사람들을 만남은 물론 그 지역 특유의 음식을 즐기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에 하나이다.
“속도, 질주 이런 단어들은 젊은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것이죠. 하지만 저희의 기본 수칙은 안전운전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무사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투어링을 시작하면 10여명의 회원이 무리를 지어 도로와 비포장 산길을 달리는데 굴곡이 심한 도로는 바이크를 많이 기울이며 달려나가는 ‘와인딩’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보기에도 묘기에 가까울 정도로 아찔해 보이지만 욕심을 버리고 자기 페이스만 유지하면 안전하게 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장군라이더스’ 회원들은 지난해 지리산, 내장산, 무주 등 여러 지역 투어링을 마친 상태이며 올해도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바이크는 폭주족이라는 선입견이 강하거든요. 특히 시골지역이다 보니 어른들은 더욱 색안경을 끼고 저희를 바라봅니다. 어떤 기기든 활용에 따라 그 용도가 달라지거든요. 저희도 하나의 취미로 봐주었으면 좋겠어요”
바이크는 신체 균형감각은 물론 자신감과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편견으로 종종 기분이 상한다는 이씨. 게다가 이론공부를 비롯해 실력 향상을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바이크를 타며 세상의 사물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편견을 버리는 연습을 하게 됐다.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자기절제거든요. 스피드를 즐기며 더욱 가속을 낼 수 있지만 스스로 완급을 조절하는 것. 사실 어려워요.”
자기 속도조절 실패로 이어지는 사고를 볼 때마다 마음을 비우는 법을 생각한다는 이씨는 회원들과 함께 바이크를 타며 후미에서 보호장비를 비롯해 안전수칙을 챙긴다. 도로를 달릴 때 가장 즐거운 것 중 하나는 코너링으로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비로소 몸과 바이크가 하나됨을 느낀다는 이씨. 취미생활을 삶에 대한 수련으로까지 올려놓은 듯 하다.
“이제 레이싱의 계절이 왔어요. 동회회 활동 더욱 열심히 하고 주변인들을 돕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붕∼ 하는 말발굽 소리 같은 배기음을 듣고 있으면 온몸이 근질거린다는 이씨. 그는 취미활동 뿐만 아니라 업무에 충실하고 지역에서 남몰래 주변인들을 도우며 건강한 젊은이로 우뚝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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