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는 4월에 선홍색 꽃이 핍니다. 꽃말은 ‘신뢰, 수줍음’입니다. 키가 2m이상 자라지 않아 정원수로 알맞으며 분재용으로도 많이 가꿉니다. 요즈음은 다양한 색의 꽃이 피도록 개발하였으며, 어떤 나무는 접목하여 두 가지 색의 꽃이 피도록 한 것도 있습니다. 명자나무 줄기에는 뾰족하고 긴 가시가 있습니다.
명자꽃은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성질 급한 녀석들이 한창 맵시를 자랑한 뒤 한발 늦게 핍니다. 그러나 화려한 색깔로 다른 꽃들을 제압해버립니다. 화려함 때문에 울안에 심으면 여자들의 마음이 들뜬다고 심지 않았다지만 요즈음은 분재나 정원용으로 많이 가꿉니다. 꽃무릇도 그 화려함 때문에 집안에 심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인 듯 싶습니다.
꽃나무를 ‘공자’, ‘맹자’처럼 ‘명자’라 이름 지었는지 궁금했는데 본래 ‘명사(榠-명사나무 명, 樝-명사나무 사)’였는데 명자로 바뀌었답니다.
●명자꽃 전설
옛날 어느 마을에 상처한 남자가 새 아내를 맞아들였습니다. 새로 맞아들인 아내는 딸, 남자는 아들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둘은 나이가 같아서 어릴 때부터 친 오누이처럼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재혼한 부부도 금슬이 좋아 집안이 화목했답니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처녀, 총각이 되었으나 여전히 친 오누이 같이 흉허물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이 들에 나갔다가 비를 만나 흠뻑 젖고 말았습니다. 자연히 옷이 몸에 착 달라붙게 되었지요. 그 모습을 본 오라비는 동생이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그 후 오라비는 수없이 고민하였으나 견딜 수 없어 그만 가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절에 가서 수도승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모는 아들이 왜 수도승이 되었는지 알 수 없어 답답했습니다. 동생만이 오라비가 스님이 된 까닭을 알고 있었고 그 생각 때문에 늘 괴로웠답니다. 그렇게 오라비에 대한 생각, 부모님에 대한 생각으로 고민을 하던 동생은 병을 얻었고, 3년 후에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동생이 죽고 그 무덤에 자란 나무가 명자나무랍니다.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동생의 넋이 올 4월에도 선홍색으로 붉게 피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