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 (16)명자꽃
■ 꽃 이야기 / (16)명자꽃
  • 문영 작가
  • 승인 2022.03.31 22:01
  • 호수 10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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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 누이를 사랑한 오라비의 슬픔
명자꽃
명자꽃

명자나무는 4월에 선홍색 꽃이 핍니다. 꽃말은 신뢰, 수줍음입니다. 키가 2m이상 자라지 않아 정원수로 알맞으며 분재용으로도 많이 가꿉니다. 요즈음은 다양한 색의 꽃이 피도록 개발하였으며, 어떤 나무는 접목하여 두 가지 색의 꽃이 피도록 한 것도 있습니다. 명자나무 줄기에는 뾰족하고 긴 가시가 있습니다.

명자꽃은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성질 급한 녀석들이 한창 맵시를 자랑한 뒤 한발 늦게 핍니다. 그러나 화려한 색깔로 다른 꽃들을 제압해버립니다. 화려함 때문에 울안에 심으면 여자들의 마음이 들뜬다고 심지 않았다지만 요즈음은 분재나 정원용으로 많이 가꿉니다. 꽃무릇도 그 화려함 때문에 집안에 심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인 듯 싶습니다.

꽃나무를 공자’, ‘맹자처럼 명자라 이름 지었는지 궁금했는데 본래 명사(-명사나무 명, -명사나무 사)’였는데 명자로 바뀌었답니다.

명자꽃 전설

옛날 어느 마을에 상처한 남자가 새 아내를 맞아들였습니다. 새로 맞아들인 아내는 딸, 남자는 아들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둘은 나이가 같아서 어릴 때부터 친 오누이처럼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재혼한 부부도 금슬이 좋아 집안이 화목했답니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처녀, 총각이 되었으나 여전히 친 오누이 같이 흉허물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이 들에 나갔다가 비를 만나 흠뻑 젖고 말았습니다. 자연히 옷이 몸에 착 달라붙게 되었지요. 그 모습을 본 오라비는 동생이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그 후 오라비는 수없이 고민하였으나 견딜 수 없어 그만 가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절에 가서 수도승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모는 아들이 왜 수도승이 되었는지 알 수 없어 답답했습니다. 동생만이 오라비가 스님이 된 까닭을 알고 있었고 그 생각 때문에 늘 괴로웠답니다. 그렇게 오라비에 대한 생각, 부모님에 대한 생각으로 고민을 하던 동생은 병을 얻었고, 3년 후에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동생이 죽고 그 무덤에 자란 나무가 명자나무랍니다.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동생의 넋이 올 4월에도 선홍색으로 붉게 피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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