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섬 ‘금란도’, 개발이 아닌 생태관광지로 활용해야…
인공섬 ‘금란도’, 개발이 아닌 생태관광지로 활용해야…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2.04.07 10:13
  • 호수 10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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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조류 도요새,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의 서식지

지난 31일 서천군과 군산시는 군산항·장항항 지역상생협의체 회의를 열 고금강하구 해상매립지인 금란도(인공섬)’ 개발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군산·장항항 항만재개발 사업화방안 수립용역등 관련 연구용역의 추진계획을 점검했으며, 지역특성을 고려한 개발 방향 등에 대해 각계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다. 이같은 금란도 개발은 철새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람을 위한 시설보다 철새를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편집자>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각종 멸종위기 조류들의 서식지가 된 금란도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각종 멸종위기 조류들의 서식지가 된 금란도
▲금란도 위성 사진
▲금란도 위성 사진

군산시가 금강하구에 위치한 인공섬 금란도를 생활체육시설과 대규모 공원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계속 추진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1989년 금강하굿둑을 건설한 후 금강하구에 퇴적토가 많이 쌓이는 바람에 어선들이 항해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이유는 금강물이 썰물 때 강물의 유속이 느려져 먼 바다로 퇴적물 쓸고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해양수산부가 매년 200억 원이 넘는 국민혈세를 들여 퇴적토를 준설해서 이곳 금란도를 만들어 준설토 투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금란도의 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0.7(202) 정도로 확장되었다. 그 결과 썰물의 유속을 더 떨어뜨려 금강하구에 더 많은 퇴적물이 쌓이게 하게 되었고, 준설해야 할 퇴적토가 더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최소한 금강하굿둑의 수문을 통한 해수유통을 통해 급격히 느려진 금강물의 밀물과 썰물의 유속을 어느 정도라도 높여 주어 준설토가 많아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금란도의 면적이 더 이상 확장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공섬 금란도는 금강하구의 연안지역이 개발되는 바람에 금강하구를 서식지로 이용하는 많은 조류들이 만조 때 휴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따라서 금란도를 사람들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개발 장소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많은 새들이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장소로 계속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매일 제한된 수의 사람들이 제한된 시간에 금란도의 방문해 이곳에 찾아오는 새들에게 위협을 주지 않고 새들을 관찰할 수 있게 밀폐형 탐조대를 만들어 생태관광지로 현명하게 이용하기를 바란다.

이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뉴스서천 제1040(2021120일 발간)1075(20211022일 발간), 1082(2021129일 발간)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726,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유부도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과 금강하굿둑 앞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했다. 등재 결정 이유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조류들과 해양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EAAFP(동아시아-대양주 국제 철새 이동경로 국제기구)가 이곳 갯벌을 이동물새 서식지로 지정했으며, 람사르협약의 사무국이 람사르습지로, 해양수산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각각 지정한 상태다.

유부도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과 금강하굿둑 앞 갯벌에서 서식하는 많은 물새들의 휴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금란도의 보전과 생태관광지로의 현명한 이용은 아주 중요하다 하겠다. 금란도를 휴식지로 이용하는 조류는 국제멸종위종인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가슴도요, 큰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 붉은갯도요, 노랑발도요, 좀도요, 댕기물떼새 같은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이다. 많을 때는 수 만 마리가 금란도로 모여든다. 이 새들은 발가락에 물갈퀴가 없어서 갯벌에서 먹이를 먹다가 밀물이 되어 수위가 높아지면 갯벌이 바닷물로 덮기 때문에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이동을 해야 한다.

금강하구의 해안이 인공제방으로 쌓여 있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되는 바람에 새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장소가 사라져왔다. 그나마 인공섬인 금란도가 이들 새들에게 중요한 휴식지로 이용되어 왔으며,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지로 이용되고 있다.

만약 금란도가 계획대로 사람들의 편리만을 위한 생활체육시설과 대규모 공원으로 개발된다면 이곳을 휴식지 및 서식지로 이용하는 수많은 새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새들을 보호하면서 사람들에게 금강하구의 가치와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금란도를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위해 생태관광지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같은 계획을 추진한다면 유네스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람사르협약 사무국, EAAFP 등 국제기구와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등 중앙부처로부터 많은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변 지역을 방문하고 지역 생산품을 구입하도록 하는 기회도 제공해 지속가능한 서천군과 군산시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 주기를 바란다.

<주용기 시민기자/전북대전임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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