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 (17)백합
■ 꽃 이야기 / (17)백합
  • 문영 작가
  • 승인 2022.04.14 10:49
  • 호수 10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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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섬에 갇힌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백합 알뿌리
▲백합
▲백합

 백합의 꽃말은 ‘순결’, ‘변함없는 사랑’입니다. 백합꽃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알뿌리로 번식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백합은 키가 크고 긴 나팔 모양의 하얀 꽃이 피며 향이 진한 꽃을 말합니다. 재래종이지요. 그런데 요즈음은 개발되어 여러 종류의 백합이 있습니다. 대부분 하늘을 향해 피는 하늘나리 종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색의 꽃을 피우는 것들입니다. 이 꽃들은 일본에서 자생하는 백합을 교잡하여 만든 꽃이며 오리엔탈 백합이라고 합니다. 백합에는 전설이 많지만 가장 동화적인 요소가 강하고 재미있는 것을 한편 골라 옮겨봅니다. 
    
●백합꽃 전설

  옛날 해적들이 한 마을을 습격했습니다. 남자들은 모두 죽여버리고 여자와 어린아이들은 잡아서 섬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해적들이 섬에 있을 때는 그들에게 노역을 시켰습니다. 해적들은 자주 해적선을 타고 나가 제물을 약탈해오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심한 태풍을 만나 해적선이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배에 타고 있던 해적들도 모두 죽고 말았지요.
  여자와 아이들은 해적들이 자신들을 괴롭히지 않으니까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해적들이 남겨놓은 식량이 바닥이 나자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바닷가에 나가 물고기도 잡고, 산에 가서 나물도 뜯어다 먹으며 간신히 살았습니다.  
  어느 날 산에서 예쁜 꽃이 핀 풀을 발견하고 뿌리를 캐 봤더니 알뿌리가 탐스러워 먹음직해 보였습니다. 뿌리를 캐다가 깨끗이 씻어 삶았더니 달콤하고 아주 맛있었습니다. 혹시 독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알뿌리를 먹은 다음 날도 아무 이상이 없었답니다. 그 후 여인들과 아이들은 알뿌리와 생선, 나물들을 먹으며 굶주리지 않고 살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그곳을 지나가던 배가 풍랑을 만나 해적 섬에 착륙하였습니다. 배에서 내린 선원들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살아남은 것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그들은 여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들이 먹고 살았다는 알뿌리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뿌리를 캐서 자기 나라로 가지고 가려고 준비해 두었습니다. 
  며칠 후 바람이 잦아들어 배는 섬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배에는 해적에게 납치되었던 사람들도 모두 타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그 알뿌리를 고국으로 가지고 돌아가 땅에 심었습니다. 알뿌리에서 예쁜 꽃이 피고,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먹을 것이 궁하지 않았던 육지 사람들은 그 꽃의 뿌리를 먹는 대신 꽃의 향과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좋아했다고 합니다. 
  섬에서 가져온 그 꽃이 백합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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