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분이 부럽다
나는 여러분이 부럽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06.16 13:18
  • 호수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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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응수 배우의 강연을 듣는 장항고 학생들
▲김응수 배우의 강연을 듣는 장항고 학생들

지난 13일 오후 영화배우 김응수가 장항고등학교 해룡관에서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지금 당장 무엇이 되겠다고 미리 설정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생의 본분인 배움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강연에는 일부 학부모와 주민들도 참석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여러분이 여기에 앉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배우기 때문에 학교에 왔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평생 배워야 한다. 왜 배우는가. 나의 생존을 위해서이다. 살아남기 위해 배운다.
산에 가서 조난을 당했는데 이 식물은 독이 없어 먹어도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이 식물은 먹을 수 있는 식물임을 아는 것이 바로 지식이다. 그래서 지식을 쌓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수학 인수분해를 잘 하는 것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수분해를 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력이 길러진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력은 나의 활동 영역을 확대시킨다. 내 영역이 확대되면 조금 더 자유롭게 된다. 

▲장항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김응수 배우
▲장항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김응수 배우

예를 들어 의자를 잘 만드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의자를 잘 못만드는 사람보다 더 자유롭다. 의자를 잘 못만드는 사람은 의자를 잘 만드는 사람보다 조금 더 종속적이다. 그래서 여러분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들로부터 배우는 수학의 인수분해와 국어의 시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다. 한 가지만 잘 하면 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세상에서는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이질적인 것을 잘 연결하는 사람이 크게 성공한다. 서강대 교수인 김승희 시인의 새벽밥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여기서 밥과 별이라는 것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승희 시인은 별과 밥이라는 전혀 이질적인 것을 연결해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 있다. 이게 먹고 사는 비결이다. 여러분들도 이런 걸 하려고 여러 가지 과목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꿈이 없어도 된다. 지금 없으면 한 학년 올라가 찾아보면 되고 고등학교 때 못하면 대학교 가서 잘 해보면 되는 것이다. 뭐가 되겠다는 큰 설정을 하지 말고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해서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꿈 찾아 가라. 나는 새로운 꿈을 꾸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얼마든지 꿈을 꿀 수 있다. 내일이면 그 꿈을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나보다 더 부자이다.
- 연예인들 중 특별히 친한 연예인이 있다면 누구이고 친해진 과정에 대해 얘기해달라.
= 가수는 혼자 노래하면 되지만 배우는 여럿이 함께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 일하다 보면 누구나 다 친해진다. 나의 딸 역할을 했던 배우는 지금도 나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3년 동안 시공간을 함께 하기 때문에 누구나 다 친구인 것이다.

김응수 배우는 문산면 금복리에서 태어나 자라 문산초등학교와 시문중학교를 거쳐 군산제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지금도 금복리에 노모님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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