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 (29)해당화
■ 꽃 이야기 / (29)해당화
  • 문영 작가
  • 승인 2022.09.08 09:07
  • 호수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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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를 부르는 어린 남동생의 피눈물
▲해당화
▲해당화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밭이나 언덕에 주로 자생하는 관목입니다. 5월에 핑크빛 꽃이 피는 장미과 식물이지요. 키는 2m가량 크며, 온몸에 잔가시가 솜털처럼 빽빽이 나 있어서 장미보다 더 가까이하기 힘든 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관리하는 관광지에 가야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해당화 열매에 약효가 있다고 채취해간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당화의 꽃말은 '산뜻한 미소'입니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해당화의 산뜻한 미소를 생각해 봅니다.

옛날 외딴 섬에 가난한 오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어린 남동생은 누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궁녀를 뽑는다는 방이 붙었고, 남매가 사는 작은 섬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돈과 권세가 있는 사람은 빠져나가고, 아무도 없는 이 아이들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누이가 궁녀로 끌려가는 날 남동생은 울며불며 안된다고 소리치며 쫓아갔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메아리도 되지 못했습니다. 누이가 탄 배가 멀리멀리 사라질 때까지 한자리에 서서 눈물을 흘리던 아이는 그 자리에서 기진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아이가 서 있던 자리와 아이가 눈물을 흘린 자리에 해당화가 자라고 붉은 꽃을 피웠답니다. 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또 하나의 전설

젊고 아름다운 남녀가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파도가 몰아쳐서 두 사람을 덮쳤습니다. 남자는 여자를 힘껏 물 밖으로 밀어 올리고 자신은 기진하여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말았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시신을 찾아 안고 슬피 울었습니다. 여자의 눈물이 남자의 얼굴에 떨어지자 남자의 몸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답니다. 그 꽃이 해당화였답니다. 그러고 보니 해당화는 남자의 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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