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기후위기 극복은 다양성 회복으로
■ 모시장터 / 기후위기 극복은 다양성 회복으로
  • 뉴스서천
  • 승인 2023.01.09 08:12
  • 호수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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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상 칼럼위원
박병상 칼럼위원

2022년 기후위기는 심각했다. 유럽과 남아시아를 휩쓴 기상이변이 우리에게 직접 다가오지 않아 다행인 채로 2023년을 맞았다. 올해 우리는 괜찮을까? 해수면 상승으로 도시를 옮기려는 국가가 있건만 우리는 해안 개발에 여념이 없다. 2023년 이후 내내 괜찮을까? 곧 마스크를 벗는다고 한다. 부자나라에서 전력을 다해 마스크에서 해방될 순간이지만, 감염병 전문가는 더 위험한 바이러스가 스멀스멀 창궐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코로나19를 물리친 21세기의 찬란한 기술이 다시 나서려나?

마스크를 잘 착용하면 창궐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는 현상, 내가 가족과 이웃을 감염시키는 현상을 어느 정도 예방했다. 하지만 기후위기 자체를 예방하지 못한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멸종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가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에너지 낭비를 기반으로 하는 삶을 당장 획기적으로 바꿔야 할 텐데, 마음 다급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헐벗었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제안이 아니다. 동의할 이 찾을 리 없는 제안은 소용없다. 다만 편의로 위장된 에너지 낭비 사회를 지양하면서 미래세대와 생존할 삶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위기는 숱하게 예견되었고, 지금 극복하려 애쓰는 중이다. 많은 희생이 뒤따를 텐데, 희생이 정의롭지 않으니 걱정이다. 문제는 경제위기 뒤를 따라올 생태위기다. 훨씬 심각하고 극복하기 어려울 텐데, 대안을 모색하는 진정성 있는 정책은 국가와 국제사회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시민사회 역시 생태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 다채로운 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가 존재하기에 가장 늦게 지구에 등장한 사람은 생태위기를 일으킨 주역이건만 반성이 없다. 오히려 탐욕스런 개발과 에너지 과소비로 자신의 생존 기반을 오늘도 허물어댄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거듭하는 경고처럼, “이러다 다 죽는다생태계 회복으로 시작할 2023년의 삶이 다급하다.

다채로운 생물이 얽히고설킨 열대우림뿐 아니라 뜨거운 사막과 만년설에 덮인 한대림에도 생태계는 존재한다. 독특한 생태계에 적응한 생물이 어우러진다. 산과 들, 바다와 강, 사막과 늪에 오랜 세월 최적으로 적응해 살아온 생물은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 적지 않은 혼란을 겪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급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속수무책으로 멸종의 길에 들어설 수 있기에 기후학자들은 긴장한다. 지금과 같은 탐욕을 계속한다면 생태계는 허물어진다. 기댈 공간을 잃은 인류는 미래세대를 잃고 말 것이다.

2022년에 확인한 기상이변은 새삼 언급할 필요 없이 에너지 낭비의 결과다. 사람이나 자연의 동식물이나. 전에 없는 환경을 만났고, 견디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삶을 바꾸지 않았으니 2023년 이후 기상이변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 그리고 농기계로 우리는 넘치는 식량을 얻었는데, 그만큼 인구를 늘렸다. 20221115일 드디어 80억을 넘겼다. 다양성 잃은 농작물과 가축은 기상이변을 견디지 못한다. 에너지 과소비 없으면 어떤 농부도 농작물과 가축을 지금처럼 생산할 수 없다. 80억의 내일은 위태로워질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는 농업의 다양성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생존 기반인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문화와 역사가 빚은 다양성에 우열은 없다. 독특한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는 건강하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은 환경이라면 누구나 제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공평하게 주고받으며 의사결정 하는 국가의 민주주의는 단단하다. 마을도 학교도 마찬가지다. 돈벌이를 위해 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사회는 불안하다. 권력을 위해 이웃을 소외시키면 나도 소외된다. 모두 불행해진다. 친구와 이웃의 개성을 배려하며 기다려주는 사회는 따뜻하다. 우정이 돈독해진다. 지속 가능한 생태사회가 그렇다.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우리는 몸도 마음도 건강할 수 있다. 멀지 않은 과거 사회정의와 경제정의를 외친 우리 선배는 일제 강점기와 군사정권의 강압에서 벗어나려고 저항했다. 사회정의와 경제정의가 완벽히 실현되지 않았으니 우리의 행동은 지속되어야 한다. 코로나19를 초청한 이래 기후위기가 더욱 무서워진 2023, 우리는 어떤 행동을 시작해야 하나? 미래세대의 행복한 생존을 위한 행동이 아닐까? 세대정의와 생태정의가 그것이다. 2023년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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