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라는 패기로…
젊음이라는 패기로…
  • 이찰우 기자
  • 승인 2004.04.30 00:00
  • 호수 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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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여덟의 농기계 정비사
용기와 도전 그리고 희망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
검게 그을리고 기름때 묻은 얼굴에 초라하며 무뚝뚝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있는 스물 여덟의 청년이지만 그의 마음엔 넉넉함과 따스한 가슴이 있다.
그에겐 단순히 어떠한 목적과 이유라는 것이 없다.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함께 나누고, 그것 자체만으로 좋은 것일 뿐.
서면에서 젊은 나이로 농기계수리센터를 운영하고있는 이윤섭(28)씨.
4월부터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이해 겨울 내내 창고에 숨어있던 농기계들이 그의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이놈은 작년에도 말썽을 많이 피웠던 녀석인데… 이럴 줄 알았다니까…”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너털웃음을 피우며, 장난스레 농기계를 다루는 그에겐 이미 오래된 습관처럼 꼼꼼한 농기계 정비사의 모습이 베어 나온다.
올해 2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그의 작업장.
“처음엔 많이 힘들었죠, 어리다는 이유도 많이 있었지만…”
“젊으니까 해볼 수 있는 거죠.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러한 기회가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또 자신보다 어른을 상대로 하는 일이었기에 친절한 서비스와 기술력뿐만 아닌 용기와 도전이 필요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인데, 함께 한다고 해서 내가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없잖아요”
“내가 가진 기술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인 것 같아요”
농기계 수리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기계들의 고장까지도 고쳐주며, 사용방법과 간단한 수리방법들을 알려주는 윤섭씨.
비록 제값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그의 손을 거쳐 예전과 다름없이 작동하는 기계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젊다는 희망’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새로운 농기계 제작을 하고싶어요”
하루도 그의 얼굴에 기름때가 벗어나는 날이 없지만, 외형적인 모습보다는 열심히 일한 땀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는 윤섭씨.
농기계 수리를 다니며 농민들의 불편함을 많이 듣고 다닌다는 이씨는 그만의 기술력으로 농민들을 위한 효율적인 농기계제작을 하고 싶어한다.
“어∼허 이건 아닌데…”
일과시간이 끝나더라도 매일 늦게까지 농기계를 만지며 연구하는 그는 힘들다는 표정하나 없이 그저 즐거운 웃음만 지어 보인다.
“농·어촌경제가 자꾸만 힘들어지는데, 젊은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없으니까,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무엇보다도 늘어만가는 농·어촌의 고령화 현실에 젊은이들의 자각이 필요하다는 이씨는 어려워지는 농·어촌 현실에 젊은이들이 화합할 수 있는 모임 등이 활성화되고, 현실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바램이다.
“젊으니까 가능할 것 같아요”
“내 부모님이 계신 내 고향이니까요”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함께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어 행복해하는 모습 속에서 그의 고향사랑을 볼 수 있다.
고향을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몸으로 실천하고자하는 이씨.
스물 여덟.
젊다는 패기와 용기로 무장하였지만, 시골의 구수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그에게선 내일을 위한 희망과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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