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과 함께하는 농사꾼
농업인과 함께하는 농사꾼
  • 이찰우 기자
  • 승인 2004.08.13 00:00
  • 호수 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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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지역을 위한 농업인으로, 밤엔 고인의 마지막 길 안내인으로
궂은일 도맡아 하는 솔선수범하는 삶
“내게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래입니다”

평범한(?) 직장생활에 충실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게 보였을 뿐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모습은 특별한 봉사활동이 아닌 일상일 뿐이다.

판교농협에서 도토리묵가공사업과 장제사업을 맡고 있는 손권수(35·사진)씨.

   
농협 내에서 뿐만이 아닌 판교지역에서 ‘제일 바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주변에서의 궂은일들을 도맡아 하는 해결사이다. 잠을 자는 늦은 시간에도 그에게 전화한통이면 어느 때건 가리지 않고 찾아와 주는 손씨는 직장인의 일원이 아닌 지역주민의 한사람으로써 이웃사랑을 펼치는 일상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잘해서 하는 것은 없지만, 일단 열심히 하다보면 그 일을 배우게 되고, 결국은 잘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처음부터 주어진 일에 무서움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잘할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일부 농협에서는 농업인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기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장제사업을 함께 시행하고 있다. 저가의 판매를 통해 농민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가 있으나 손씨에겐 그와 더불어 이웃에게 당연히 해야 할 덕목으로 생각되고 있는 모양이다.

상포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나, 염습을 함께 해주고 있는 손씨는 고인의 가는 길 끝자락까지 등불을 비춰주는 안내인 역할을 하며 이웃의 슬픔을 함께 한다.

“처음엔 못 먹는 술을 먹으며 배우기 시작했어요, 사실 이렇게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지도 몰랐구요”

97년부터 시작해 올해 8년째 접어드는 염습을 통해 삶의 이면을 보며 배우고, 다시금 자신을 생각할 기회가 된다고 말을 하는 손씨는 배움의 길을 가르쳐준, 이제는 빈자리가 된 스승의 얘기를 한다.

“고인의 마지막 등불이 되어 갖춰야할 격식과 세세한 매듭과 숫자…내 이웃의 죽음이기 때문에 더욱 소홀할 수가 없습니다”

판교에서 태어나 오성초등학교, 판교중학교, 서천고등학교를 졸업한 손씨. 고향사람이기 때문에 내 이웃이기 때문에 판교주민들은 그를 알고, 그 역시 이웃을 알고 지내는 동네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지켜봤던 ‘동네 어른’이기 때문에 더욱 손이 가고, 마음이 아프다는 그의 마음엔 고인들의 모습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92년에 농협에 들어와 올해 13년째 농업인과 함께하는 일꾼인 손씨는 농협 내에서도 언제나 바쁜 모범된 모습으로 ‘주어진 일에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인데 미룰수록 손해잖아요”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엔 그저 바쁜 모습밖에 찾을 수 없다.

“특별한 관광요건과 상권이 없어 안타까워요”
“다른 지역에 비해 이농현상 등은 적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입되는 인구도 없는 것이 현재 실정인 것 같습니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특별한 관광지 등의 조성보다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특산품을 통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손씨.

실제로 판교농협의 경우 표고버섯과 도토리묵의 개량사업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였고 향후 고추사업 등의 추진을 계기로 농업인들의 실소득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역을 위한 봉사’라는 마음이 아닌 동네사람으로써의 당연히 감수해야할 생활이 돼야 한다는 손씨. ‘이웃’이라는 말처럼 옆에서 항상 지켜주고, 나눔의 정을 느끼며 살고 싶다는 그에게선 그의 나이에 맞지 않는 어느 고인의 된 모습이 비춰진다.

고인의 가는 길 끝자락의 등불의 역할을 이어가고 싶다는 그의 희망처럼 고향사랑과 이웃사랑이란 온정의 등불이 끝까지 비춰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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