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힘이라도 고향에 보탬이 되었으면”
“작은 힘이라도 고향에 보탬이 되었으면”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3.11 00:00
  • 호수 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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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보령향우회 서동석 회장
   
▲ <사진/이후근 기자>
이웃 보령에 살고 있는 향우들이 모여들어 고향붙이들만의 정을 나누며 객고를 풀고자 만든 재보령서천군향우회(이하 보령향우회)가 새로운 회장을 맞았다.

신임 회장은 판교면 현암리 출신 서동석(60·보령시 대천동)씨. 서동석 신임회장을 만나기 위해 그의 근무처인 보령시 청소우체국을 찾았다. 서 회장은 먼 곳까지 찾아왔다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실은 40분 남짓 걸리는 그리 멀지 않은 길이지만 고향에서 왔다는 반가움을 서 회장은 그렇게 표시했다.

보령향우회는 지난 1월에 총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회장단을 선출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향우회의 존재를 보령지역 사회에 더 알리고자 사무실을 마련하고 현판까지 달았다.

사무실은 보령시 동대동에서 광고업을 하고 있는 장항출신 향우 이성환 씨의 사업장과 함께 있어 향우들의 사랑방 구실은 물론 향우회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 예상돼 보령향우들의 기대가 크다고 서 회장은 전했다.

향우회 현판을 거는 일, 얼핏 생각하면 자연스런 일이고 흔한 일이다. 그러나 보령향우들은 그동안 조금은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서천출신임을 굳이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사업하는 향우들이 많아서였다고 한다. 한동안 향우회 명칭까지 ‘목근회’로 변경했던 때도 있었다고 했다.

경계를 이웃해 있는 보령땅이지만 타향살이의 고달픔과 애환은 이곳 향우들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였던 것 같았다.

신임 서동석 회장은 오성초등학교(1회) 서천중학교(15회)를 거쳐 서울로 유학 서울 대신고등학교를 나와 지난 1970년 체신공무원으로 임용 보령에 정착한 후 30년이 넘는 세월을 줄곧 보령에서 거주해 왔다. 전임 회장 조철구씨와는 서천중학교 동창생이다.

가족으로는  보령 웅천출신 부인 임귀순씨와 남자형제가 많은 집안의 내력을 따라 본인도 3형제를 두었다. 고향 판교에는 부모님 같았던 둘째형님 서권석 씨와 셋째 형님이 거주하고 있고 4형제 중 막내인 서 회장은 형님들 덕분에 서울로 유학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한다.

“모두들 열심히 살고 있어요. 조금씩 모아둔 향우회 기금도 있고 이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향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조심스럽게 고향을 위해 일하겠노라고 다짐하는 서 회장의 말이다.

서 회장과 마찬가지로 각자 처지는 다르지만 보령지역에 깊게 뿌리내린 향우들도 많다고 한다. 이들 중 문산 출신 보령시의원 구동우씨, 대천4동장 이경구씨, 남포면장 구인선씨 등이 서천향우를 대표할 만한 인물들이라고 서 회장은 전했다.

반평생을 보령에서 살아왔다지만 어릴 적 고향 판교의 우시장을 생생히 기억, 회상하고 있는 서 회장을 보면서 “고향은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는 시인의 말을 떠올렸다. 지금 삶의 터전은 다를지라도 고향땅 서천은 언제나 향우들의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제 고향을 떠난 보령향우들이 작은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당당히 향우회 현판을 내걸었던  것처럼 그들의 애향심이 고향사랑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서 회장은 “고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라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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