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피해 딛고 다시서는 구경욱·안혜란 부부
농민소설가 그의 분노를 극복한 몸부림
농민소설가 그의 분노를 극복한 몸부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구씨네 씨족마을 은곡리에 상이 났는지 마을입구에 상여가 와 있다. 경욱 씨 부부 역시 일손을 도우러 갔다가 어떤 이가 농장을 찾은 것을 보고 부리나케 달려왔단다.
분노는 자신을 망치는 칼이라며 절망 속에서 헤어나려 몸부림 친 흔적은 여러 곳에 있었다. 이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내 기사 쓰려거든 기초단체도 농업재해지원조례 같은 것을 꼭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쓰시오” 농민소설가인 구경욱 씨의 주문이다. 무슨 재해가 있을 때마다 ‘농자금 얼마를 풀었네’ 하지만 알고 보면 빚 위에 빚이요. 기껏해야 종토세 면제가 아니던가.
혜란 씨는 결심 같은 말을 되뇐다. “일어서야지, 어려울 때 힘을 보태준 사람들한테 토마토 한 상자씩이라도 나눠주려면” 이들 부부의 어려운 소식을 듣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말이다.
이런 분노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구경욱 ·안혜란 부부는 기꺼이 다시 일어서 쓰러진 토마토 나무들을 꼿꼿하게 세웠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에 이런 글을 적었다.
“아무리 지독한 눈보라 속이라 할지라도
가끔은 문득 뒤 돌아 보자
내가 세상에 남긴
흔적들이
혹 짐승의 발자국을 남기지 않았는지
입술 깨물며 반성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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