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황우석 ‘마케팅’ 유감
<기자수첩>황우석 ‘마케팅’ 유감
  • 김봉수 기자
  • 승인 2005.12.23 00:00
  • 호수 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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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를 둘러 싼 논란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초반엔 ‘생명 윤리가 논란이 됐지만, 사태는 MBC측의 취재 윤리 문제로 급반전 됐었다. 이 과정에서 PD수첩측은 애국주의로 무장한 온갖 비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소장 과학자들과 일부 네티즌들의 꾸준한 문제제기는 결국 황 교수가 직접 자신의 논문에 문제가 있다며 사이언스측에 철회를 요청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젠 황 교수가 서울대측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21세기의 과학 영웅인 황 교수가 연구 결과를 조작했다니, 우리 국민들이 정신적·도덕적 공황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치유의 희망을 품었던 불치병 및 척추 장애 환자들은 다시 희망을 잃고 나락으로 추락하는 절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부채질하고 이득을 챙기려다 머쓱해진, 황우석 마케팅을 하려다 를 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치권이다. 정치권은 애국주의적 광풍이 몰아칠 때 쯤 황우석 교수와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만들고, ‘열린우리당 황우석 교수 지원 특위‘(황 교수 노벨상 수상을 위한) 한나라당 H2O 프로젝트도 만들었다.

손학규
경기도 지사나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심대평 충남도 지사 등 유력 정치인들도 하나같이 황교수를 편드는 듯한 언행을 보여 주었다. 서천·보령 출신 류근찬 의원도 국회의원 모임에 참여해 황우석 마케팅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아마도 황 교수의 편을 드는 게 뜨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여론이 ‘조작 논란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지금, 정치인들 중에서 이 사태의 와중에 냉철한 과학적 태도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새삼 안타깝게 다가 온다.


아무도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기리라고 믿지 못했지만, 그가 이긴 이유 중 가장 큰 것은‘아름다운 왕따를 자처하며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아무도 걷지 않은 새벽의 눈길을 당당히 걸었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뜨고 싶은모든 정치인들이 본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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