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를 둘러 싼
논란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초반엔 ‘생명 윤리’가 논란이 됐지만, 사태는
MBC측의 취재 윤리 문제로 급반전 됐었다. 이 과정에서
PD수첩측은 ‘애국주의’로 무장한 온갖
비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소장 과학자들과 일부 네티즌들의 꾸준한 문제제기는 결국
황 교수가 직접 자신의 논문에 문제가 있다며 사이언스측에 철회를 요청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젠 황
교수가 서울대측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21세기의
과학 영웅’인 황 교수가 연구 결과를 조작했다니, 우리
국민들이 ‘정신적·도덕적 공황’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치유의 희망을 품었던 불치병 및 척추 장애 환자들은 다시 희망을 잃고 나락으로 추락하는
절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부채질하고 이득을 챙기려다 머쓱해진,
‘황우석 마케팅’을 하려다 ‘피’를 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치권이다. 정치권은 ‘애국주의적 광풍’이 몰아칠 때 쯤 ‘황우석 교수와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만들고, ‘열린우리당 황우석 교수 지원 특위’와 ‘(황 교수 노벨상 수상을 위한) 한나라당 H2O 프로젝트’도 만들었다.
손학규 경기도 지사나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심대평 충남도 지사 등 유력 정치인들도 하나같이 황교수를 편드는 듯한 언행을 보여
주었다. 서천·보령 출신 류근찬 의원도 ‘국회의원 모임’에 참여해 ‘황우석 마케팅’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아마도 황 교수의 편을 드는 게 ‘뜨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여론이 ‘조작 논란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지금, 정치인들 중에서 이 사태의 와중에 ‘냉철한 과학적
태도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새삼 안타깝게 다가 온다.
아무도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기리라고 믿지 못했지만, 그가 이긴 이유 중 가장 큰 것은‘아름다운 왕따’를 자처하며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아무도 걷지 않은 새벽의 눈길을 당당히 걸었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뜨고 싶은’ 모든 정치인들이 본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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