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평가와 향후 과제
6.13 선거 평가와 향후 과제
  • 뉴스서천
  • 승인 2002.06.20 00:00
  • 호수 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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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투표율, 시민,사회단체 선거참여 돋보여
들어가는 말
지역의 참 일꾼을 뽑는 6.13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하고 금권선거가 판을 쳤다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에서도 유권자들이 정당을 초월해 지역의 참 일꾼을 뽑고자 하는 열망이 높았고 그 결과 높은 투표율과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들의 적극적인 선거참여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향후 보다 나은 지방선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6.13선거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게재키로 했다.
본지의 평가에 대해 이견이 있거나 향후 극복해야 될 과제에 대해 보다 나은 의견이 있는 독자들께서는 오피니언 코너를 통해 의견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6.13 선거 평가
“유권자는 변화를 원했다”
6.13선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것은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대단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군수 선거의 경우 자민련 텃밭의 대부격인 박형순 군수를 제치고 40대의 젊은 후보가, 그것도 민주당 소속의 나소열 후보가 당선 됐다는 것은 이를 잘 반증하고 있는 사례다.
또 월드컵 열기와 농번기로 인해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 선거와 비슷한 67.4%대의 높은 투표율은 지역일꾼을 뽑는데 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본래 많은 호사가들은 박형순 후보의 3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3선이라는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한데다가 와병설까지 겹치면서 표심을 잡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갈수록 피폐해지는 지역경제의 현실 속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박 후보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었고, 나머지 송선규·나신찬 후보 역시 나 후보와의 차별성을 극복하지 못해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나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며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갈증이다.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지역의 참 일꾼을 뽑는데는 정당과 학연·지연을 초월할 수 있다는 유권자의 힘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를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혼탁선거 여전
이번 선거는 서천군선관위 관계자들이 “지금까지 역대 선거 중에서 이번 선거만큼 향응제공과 금권선거가 판을 친 적이 없다”라고 실토할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혼탁으로 얼룩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후보자나 유권자들의 혼탁선거 방식이 점차 지능화 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향후 단속기관의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단속방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실제로 지역 곳곳에서는 일부 후보자들이 식당을 아예 정해 놓고 선거운동원들이 영수증만 갖고 오면 돈을 준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려왔고 일부 후보들의 경우 투표일 전날 돈봉투를 돌렸다는 제보가 선관위에 빗발치기도 했다.
반면 선관위 관계자들은 수사권이 없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좀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혼탁선거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처럼 과거보다 오히려 혼탁선거가 극심했던 이유는 후보자들이 지역의 노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이용해 정책선거 보다 향응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행히 군수 선거에서도 나타났듯 노령층이 많은 기산·시초·문산 등 농촌지역에서도 인물 본위의 선택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노령층에서도 유권자의식이 다소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 소지역주의 극성
지역갈등을 가장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소지역 주의. 자치제도가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이 가장 큰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같은 병폐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오늘 우리지역 정치수준의 현주소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이번 6.13지방선거 결과 서천 역시 소지역주의로 인한 갈등이 잠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군수 선거의 경우 장항에서는 송선규 후보가 타 후보들의 약 2배에 달하는 표를 획득하고 마서면은 이 고장 출신인 나소열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 무려 3배 이상의 표를 얻은 것은 정책적 대결과는 무관하게 ‘우리 지역 사람을 찍고 보자’는 소지역주의에 근거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후보자, 대안제시 노력 부족
선거는 주민들의 대표를 뽑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선거과정을 통해 우리 지역의 문제점을 주민들이 깨닫고 향후 문제해결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를 정책대결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후보자들의 노력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후보자들이 지역발전과 화합을 위한 대안제시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군수선거의 경우 공약 후보자 대부분이 현실성 없는 대학유치를 남발하고 선심성 짙은 복지 정책에만 의존했으며 지역경제의 악화를 이유로 공단 유치 등에만 급급한 채 장기적이고 세부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군수·도·군의원 후보 대부분이 정책을 제시하며 발로 뛰는 선거문화를 조성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조직 만들기에 치중하면서 결국 돈이 많이 드는 선거를 부추기고 혼탁선거를 양상한 꼴이 되고 말았다는 것은 크게 반성해야 할 점이다.
향후 과제
이번 선거는 혼탁선거와 소지역 주의 등 각종 문제점이 돌출된 가운데에서도 보다 성숙된 지방자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유권자가 스스로 정당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크게는 선거법 개정에서부터 유권자들의 의식에 대한 문제까지 개선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았듯 선거법은 후보자간의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질 수 있는 안전장치가 미흡한데다가 불법타락선거를 방지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후보들의 경우 상대후보가 불법타락선거를 자행하는 것을 선관위에 신고해도 그에 대한 대응이 미흡해 신속한 단속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이같은 선관위의 늦장대처는 혼탁선거를 더욱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 후 우리 지역의 또하나 과제는 갈등과 반목을 떨치고 화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점이다.
크게는 군수선거에서 4파전으로 갈라지고 각 지역마다 적게는 2명에서 4명까지 갈라졌던 표심을 한데 모아 건강한 공동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낙선된 자들은 자신에게 등 돌린 유권자들에게 서운함과 아쉬움을 표출하기 보다 자신이 왜 떨어졌는가를 곰곰이 반성하고 일을 통해 재심판 받을 수 있는 마음을 견지해야 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후보자나 유권자에게 공동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보다 성숙하고 활기찬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지역 내 단체들이 후보자들의 공약을 점검하고 유권자 권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점과 한계도 돌출 된 만큼 이를 극복해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권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선거기간 동안 지역에 기울인 관심과 열정을 다시 불살라야 한다. 선거는 끝났어도 지역의 암담한 현실은 끝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지역주민 모두가 흩어진 표심을 한데 모아 보다 나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정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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