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바둑이 스포츠로 자리잡도록 하고 싶어요”
“지역사회에 바둑이 스포츠로 자리잡도록 하고 싶어요”
  • 최현옥
  • 승인 2002.06.20 00:00
  • 호수 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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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6단 노훈래씨
바둑에서 복기란 대국자가 한 판을 두고 난 뒤에 두었던 것을 그대로 두어 보는 것으로 서로 잘못 두거나 잘 둔 곳을 평하는 것이다.
바둑의 복기처럼 자신의 과거를 철저히 평하고 지금의 자신을 갈고 닦으며 바둑의 저변확대와 꿈나무 육성에 혼신을 기하는 아마추어6단 노훈래씨(51·기산 두북리)를 찾았다.
“어느덧 인생의 반을 살았군요. 그동안 많은 방황이 있었지만 이제는 지역사회에 바둑이 스포츠로 자리 잡게 하는 것에 남은 생을 바치고 싶어요”
바둑이 문화적 측면에서 스포츠로 자리잡으면서 지역에서 인재양성을 위해 힘쓰고 싶다는 노씨는 “바둑은 아이들의 두뇌발달, 창조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노인에게는 치매방지의 효과가 있다”며 바둑의 생활화를 강조한다.
노씨가 바둑에 매료된 것은 중학교 3년, 고향에 일본 유학을 다녀온 어른들의 바둑두는 모습을 어깨 넘어 보면서 이다. 천부적 기질이 있었는지 고등학교 입학시기 그의 바둑실력은 5급으로 고등학교 졸업할 때는 전북에서 도기로 인정을 받으며 서울로 진출했다. 그러나 인재 양성원과 서적 등이 부족했던 시대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딛고 2년을 버텨내던 그는 프로등용문 입단대회에서 차민수(현 프로 4단)에게 참패를 당하고 낙향을 결심 잠시 바둑과의 연을 끝는다.
그러나 이장림의 한시 ‘보이는 힘은 보이지 않는 힘만 못하고(力不如氣) / 보이지 않는 힘은 고요함만 못하다(氣不如靜) / 삼라만상의 오묘한 이치는 고요함에서 나온다(妙生於靜)’ 처럼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과 방황 속에서 결국 내면의 고요한 외침에 바둑계에 돌아온다. 노씨는 늦은 나이 48세에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어린 꿈나무들이 이뤄주길 바라며 군산에 기원을 개원 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노씨는 기풍은 인생의 축소판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며 그 돌 하나 하나에 우주의 이치가 있단다.
실리적인 바둑이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수비적인 것이 많으며 살면서 낙관하고 비관하는 것이 많으나 이것은 어쩌면 생의 주기이며 수의 조절을 위한 강약이다. 인생이 바둑판처럼 미래를 알 수 없듯이 어떤 이는 낙관하며 또 어떤 이는 비관한다. 그러나 인생은 미로이듯 그 결과는 알 수 없다며 노씨는 바둑의 묘미를 말한다.
그래서 노씨는 바둑친구가 가장 좋다고 한다. 한 포 한 포 수담을 나누다 보면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정을 쌓게 되고 그 사람의 성격까지 파악이 된다.
자신의 생업터전은 타지에 두고 있지만 지역에 대한 애착이 깊은 노씨는 서천지역에서 할 일이 많단다. 자신이 동호인들과 이끌어온 서천기우회를 협회로 만들고 싶고 학생배 바둑대회 신설을 비롯 1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다 없어진 서천 군수배를 다시 부활하고 싶은 것.
“우리나라에서 육성하여 우리가 보급하고 우승한 것은 바둑 밖에 없다”는 노씨는 올림픽에 바둑을 정식종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때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해 행정당국의 도움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바둑판 가로 19줄, 세로 19줄에 생기는 변화의 수처럼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삶속에서 바둑판의 돌 하나 하나에 의미가 있듯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노씨는 오늘도 꿈나무 육성에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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