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철 대표 도보행진
양수철 대표 도보행진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6.08.04 00:00
  • 호수 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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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일정, 장항갯벌 출발 청와대까지

   
뉴스서천 양수철(46세) 대표가 장항국가산업단지(이하 장항산단) 착공예정지 374만평의 ‘갯벌 매립 반대’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10일 일정으로 단독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양 대표는 2일 오전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8시, 장항산단 매립예정지구인 매바위(서천군 마서면 죽산리 소재)에서 지역어민과 환경운동연합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보행진 약식 출정식을 가졌다. ‘갯벌은 생명이다’라고 새긴 깃발을 들고 도보 2시간 후 서천군청에 들러 간단한 구호제창과 인터뷰에 응하고 청와대를 향해 출발했다.

도보행진은 10일 동안 하루 약 50km 구간 행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날인 2일 매바위에서 보령까지를 시작으로 3일 보령~홍성, 4일 홍성~아산, 5일 아산~평택, 6일 평택~수원, 7일 수원~과천으로 진행한다. 8일 과천 정부종합청사로 입성해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전달하고 청와대로 향해 9일 청와대를 방문하고 역시 탄원서를 전달한 후 열차로 돌아와 서천에서 간단한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도보행진의 의의에 대해 양 대표는 “지난 17년 간, 답보상태에 있는 장항산단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조기 착공을 운운하면서 지역경제를 도탄에 빠지게 하고 주민갈등을 부추겨 온 것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이다”고 밝혔다.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개발 논리로 산업단지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가치가 있는 갯벌을 매립하는 행위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혹서기 장시간 도보행진의 위험성 등을 들어 주위에서 만류했으나 양 대표는 “특공하사관 출신으로 천리 행군을 수차례 경험했고 평소 운동과 소식으로 몸을 단련해 자신 있다”며 “소중한 갯벌과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어민의 생활터전을 잃는 것을 막는 일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양 대표는 이번 도보행진에 거는 기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기대보다는 주민들이 소신껏 자기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고 위정자들이 민심을 살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서천군 지역에서는 “장항산단 착공만이 지역의 살길”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89 당시 이긍규 국회의원을 비롯해, 현 이완구 충남도지사, 나소열 군수, 이밖에 서천지역 지방의원 다수의 선거 공약에 ‘장항산단 조기 착공’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17년 동안 꾸준히 ‘장항산단 만이 서천의 살길’이라는 정치권과 행정당국의 주장이 지역정서를 지배해 반대의 목소리가 묻혀왔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그러나 2004년 장항산단 착공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가 나오면서 ‘갯벌 매립 반대’의 목소리가 어민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서천군에서는 장항산단 착공을 둘러싸고 찬·반진영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면서 양 진영이 지난달 해양수산부 앞 집회를 갖는 등 지역 정서가 양분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새만금에 이어 전국적인 환경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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