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1인자 - 박우진 씨
한시의 1인자 - 박우진 씨
  • 이숙자 기자
  • 승인 2006.12.08 00:00
  • 호수 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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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김삿갓 출두요!’

▲ 박우진 씨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인 ‘한시대회’에 우리고장 출신이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한산면 송산리에 사는 박우진(77세·한산면 송산리) 씨는 전국에서 모인 내로라하는 200여명의 한시인(漢詩人)들과 나란히 실력을 겨뤄 ‘갑과 탐화급제(최상등급 3등에 해당)’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박 씨는 어릴 때 한문선생님으로부터 배운 한시에 남다른 재미를 느꼈고, 취미삼아 꾸준히 실력을 키워왔다. 그러던 중 1986년 ‘한국 한시 연구회’의 연락을 받고 대회에 출전하게 됐으며, 지금까지 85회나 입상하는 영예을 안았다. 그는 입상작들을 모아 「松翰詩集-송한시집」으로 엮어 냈다. ▲ 작품집 「송한시집」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남에게 뒤 질세라 많은 세월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 했고, 하루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씨는 부인 서순길(78) 씨 사이에 2남 5녀를 두고 다복한 가정을 이룬 가장이면서 후배양성에도 남다른 애정과 관심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산향교에서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한 충효교실에서 한문 및 예절과 인성교육을 병행해 가르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을의 대소사에도 열정을 바쳐 일했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말이다. 그는 송산리 이장을 맡았던 40년 전, 자전거도 못 다니던 마을안길을 넓히기 위해 일일이 주민들을 찾아가 설득한 결과, 땅고개(단상리)에 이르는 1.5㎞구간을 넓게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 갑과 ‘탐화급제’ 상장 및 마패
이에 송석리 주민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고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마을 앞 도로변에 공적비가 세워져 지금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공적비에는 ‘하천을 정비하여 수해 모르고, 도로를 개설하여 교통 좋으니, 뉘라서 그 공로가 적다 하리오. 어즈버 돌에 새겨 길이 빛내리’라 적혀 있다.

송산교회 정용근 목사는 “80세를 문전에 둔 연세에 밤새워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참 대단하신 분이다”고 감탄하며 “지역의 보물이며 자랑거리라 널리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 백제 서예공모대전 특선수상자인 일가친척 박우철(75)씨는 “형님은 한시를 짓고, 글씨는 내가 써서 액자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우리 동네 사람들이 남달리 글과 글씨를 잘 쓴다”며 동네자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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