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 새해를
당신과 함께 새해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1.19 00:00
  • 호수 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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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 칼럼위원

묵은해가 지나고 새해가 되어, 지난 1년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족과 친지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직장의 상사와 동료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그러나 가장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비록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절반도 이루지 못한 한해였지만 그날그날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이 대견합니다. 젊은 사람들보다 크게 뒤지지 않고 쫓아가며, 큰 병나지 않고 버텨준 내가 고맙습니다. 동료 직원들과 큰 탈 없이 지냈던 것도 고마운 일입니다.

30명이 넘는 개성 강한 아이들과 무리 없이 1년을 꾸려온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책도 못 읽고 샘도 못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며 포기해 버리지 않은 일은 참 잘한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하여 바쁜 중에도 이것저것 자청하여 일을 만들어 했던 나 자신이 대견합니다. 그런 일을 하며 내가 더 즐겁고 행복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가족들 뒷바라지에 헐떡거리면서도 가족 간에 큰 불화 일으키지 않은 것도 잘한 일입니다. 이런저런 골치 아픈 일에 이성을 잃고 흔들리지 않은 것에도 감사합니다. 크게 불편한 곳 없는 나의 몸 구석구석의 기관들이 고맙고 미덥습니다. 비록 돋보기를 써야 하지만 아직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니 고맙고, 연골이 닳아 없어져가고 있지만 아직 십리는 너끈히 걸을 수 있는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행운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나 자신의 힘만으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대하던 이웃, 내가 담임한 30여명의 아이들, 힘들어 할 때 말없이 내 일을 대신해주던 동료와 가족, 평소에는 고마운지 모르고 지냈던 모든 이들의 힘으로 미더운 나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금년에는 근사하게 세운 계획을 다 이루지 못한다 해도 조바심내지 않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갈 것입니다. 더도 말고 지난 해 만큼 건강하게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먼저 다가가렵니다.

당신도 스스로에게 눈을 돌려 찾아보십시오.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고마운 자신의 모습을 수 없이 발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고마운 이웃들이 수없이 발견될 것입니다.

가장 믿음직한 당신은, 당신을 언제나 믿어주는 이웃과 함께 새해를 향해 활기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아직 20여일밖에 지나지 않은 2007년 340여 순백의 날들이 나와 당신의 힘찬 발걸음을 기다립니다.


"칼럼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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