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기러기 아빠의 고단한 삶
우즈베키스탄 기러기 아빠의 고단한 삶
  • 이숙자 기자
  • 승인 2007.01.26 00:00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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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벌어 사업가의 꿈 이루고 싶어

   
▲ 우즈베키스탄인 우라드 씨가 용좁촐망 재단작업을 하고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근로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의 해외 건설현장으로 파견되어 더위와 싸우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힘든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엔 전세가 역전돼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근로자들이 일거리를 찾아 한국에 오고 있다.

무라드(31세· 종천면 석촌리)씨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안리장에 부인과 아들 딸 남매를 두고 3년 전 한국 땅을 밟았다. 무라드 씨는 한국에 오기 전 직장에도 다녔었고 고기집도 열심히 운영해 봤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한다.

이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광고를 통해 한국에서 외국 연수생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인생의 목표를 위해 몇 년간 한국에 청춘을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또한 낯선 외국 땅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 2명을 설득해 같이 오게 됐다.

무라드 씨는 “3년 전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 낯선 환경에 일도 힘든데다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가장 어려움이 많았다”며 막막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현재 종천농공단지 D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무라드 씨는 이제 한글도 곧잘 읽을 줄 알며 한국말도 제법 잘 한다. 기숙사에서 숙식생활을 하고 있는 무라드 씨는 “세워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든 일도 잘 참고 견디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는 밤이 되면 고향에 있는 그리운 가족이 떠올라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유일한 통신수단인 휴대폰으로 전해지는 가족들의 음성을 들으며 향수를 달래곤 한다는 무라드 씨에게는 큰 꿈이 있다. 돈을 모아서 집과 차를 사고 또 사업자금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라드 씨는 “일감이 많은 한국에 살고 싶지만 이민이 되지 않는다”며 “3개월간 외국 연수생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했다”고 말했다.

그런 연유로 다음달 13일에 자격이 만료되어 고국 행 비행기를 타고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1개월을 보내고 나면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어 다시 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무라드 씨의 경우에는 3개월 일하고 1개월분은 고향 가는 항공료 등 교통비로 지급되며, 1개월간은 그곳에서 놀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가 간의 비대칭 적인 문제로 인해 무라드 씨의 꿈은 언제 이룰 수 있을 것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인근지역 공주시의 경우 ‘공주시 거주 외국인 지원조례안’을 제정하여 한국어 및 기초생활적응 훈련 및 응급구호 등으로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정착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그러나 서천군의 경우에는 작년 말 현재 등록된 외국인 수는 476명이나 실제 외국인 근로자 수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서천군에서는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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