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관사 폐지가 주는 의미
군수관사 폐지가 주는 의미
  • 박노찬
  • 승인 2002.07.25 00:00
  • 호수 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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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소열 군수가 취임 이후 군수관사를 당초 공약대로 복지시설로 활용키로 했다는 소식은 행정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로 보여져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천군수 관사는 지난 95년 채규원 군수가 부임했을 당시 농촌지도소 부지를 이용해 대지 1백75평, 건평 72평 규모로 지어졌다.
관사는 관선 때만 해도 중앙 또는 타 지역에서 부임하는 군수의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었지만 민선 이후 우리지역 출신이 당선되기 때문에 굳이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별도의 주거지에 대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더구나 관사라는 이미지는 매우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 느낌을 주기 때문에 ‘주민과 함께 하는 군정’시대에는 썩 어울리지 않는 관행이었다.
하지만 나 군수가 이같은 관행을 타파한 것은 예산 낭비의 많고 적음을 떠나 주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상징적 이유가 있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최근 공무원들이 군수관사의 활용방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나 군수가 주민복지시설로 활용한다고 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건평도 비좁고 또 다른 예산이 소요되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관사의 활용방안이야 주민복지시설로 되든, 직원들의 편의시설로 되든 그에 적합한 용도는 향후 주민들과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되겠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일부 공무원들의 편협한 시각은 매우 안타까울 정도다.
‘괜한 일을 벌여 힘들다’ 든지 ‘차기 군수를 위해 매각은 절대 안된다’는 식의 말이 바로 그것이다. 왜 괜한 일인가? 왜 매각은 절대 안되는가?
충남도내 15개 시·군 중 6곳을 제외하고 9곳이 현재 군수관사를 타 용도로 변경하거나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타 시·군의 이같은 움직임 역시 괜한 일이고 현실성이 없는 사업들이란 말인가?
그동안 관행을 타파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군수의 의지와는 별도로 일부 직원들은 아직도 변화에 대한 배타성과 껄끄러움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듯 무언가 변화를 추구하는 수장의 의지를 더욱 북돋아 주고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공무원들의 변화된 의식이 새삼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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