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제시 (代案提示)
대안제시 (代案提示)
  • 뉴스서천
  • 승인 2001.02.21 00:00
  • 호수 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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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든 정치인들은 칭찬 듣기가 어려운가보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지나쳐 IMF가 닥친 1997년도 겨울부터는 모든 화풀이를 정치인이나 정치적인 관료들에게 퍼붓고 있다.
인기 있는 라디오 시사프로를 자주 들어보면 예외 없이 시민의 소리는 온통 격한 비난이다. 의사, 변호사, 검사, 경찰, 병역비리 땐 병무공직자, 군수(軍需)비리 때는 군인 등등 칭찬 듣는 전문직이 드물고 비난을 면하는 분야가 거의 없는 지경이다. 정말 그럴까?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수많은 외침에다가 급기야 식민지배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순수혈통을 지닌 단일민족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토가 좁아 문화, 관습, 언어의 차이가 거의 없고 교육열이 높으며 배운 자나 안배운자, 부자나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지난 설날도 어김없이 대이동의 난리를 겪는 것으로 보아 국민 개개인의 편차는 극히 미미한 민족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누가 누구를 욕하고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입장을 바꾸어 정치비난 잘하는 사람에게 한번 맡겨보면 수준 높아질까?
주위에서 생기는 모든 현상이 우리의 자화상이라는데 나는 주저 없이 단정하고 싶다. 내가 아는 많은 이들이 특정한 일이나 전문가에게 너무 쉽게 비판을 하고 함부로 욕을 하는 것을 자주 본다.
욕먹는 상대가 학교동문, 건넛마을 출신, 친척, 아니면 최소한 사돈의 팔촌(?)일텐데… 즉, 내가 내 수준을 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얘기가 너무 비약해서 본론으로 돌아가야겠다. 아무튼 ‘대안(代案) 없는 비판(批判)’은 세상만 시끄럽지 우리네 인생살이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안제시’가 그리 쉬운가? 비판은 아무나 할 수 있는데 대안제시는 만만하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평균적으로는 우리보다 머리 나쁘기로 유명한(?) 미국, 일본 및 서유럽사람들은 비교적 대안제시를 하면서 동시에 비판하는 성향이 있고 또한 그들의 국가가 한결같이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국들이다.
왜? 왜? 왜 그런가?
나는 시스템 수준(SYSTEM LEVEL)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이란 번역하기 어려운 개념인지라 영어 그대로 써야 되는 말인데 이것이야말로 애국적이고 극히 일부의 수준 높은 전문가집단이 헌신적으로 만들고 다듬어서 거국적인 동의와 동참을 이끌어 낸 후 정착시켜야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년 전에 아니 10년 전이라도 지금의 국민연금 및 의료보험재정문제나 의약분업사태를 예견하고 그것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수정, 보완해 나왔다면 전 국민에게 미치는 혼란과 고통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남 얘기 할 것 없이 내 자신부터 정신차려야겠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병원, 유치원, 회사부터 선진국을 능가하는 경영시스템을 개발하거나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와 우리 직원들은 대안제시 없는 비판을 삼갈 것이고 이것이 파급되어 이웃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안제시’가 비판을 우선한다. 이제부터는!
<칼럼위원 이상용/서천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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