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문제의 출발점은 과연 인간이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 한계점은 없는지 게다가 수많은 시행착오나 부작용은 없는지를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신과 자연을 경외하는 자세도 아니요, 진정 인간을 존중하는 자세도 아닌 아주 어정쩡한 상태에서 마치 지금의 현실만족이 최대인양 그때 그때의 형편대로 정해진 경계선을 마구 넘나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찌 보면 관광분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다소 먹고 살만할 때에 나타난 뒤늦은 사회현상이기에 더욱 더 그러한 것 같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논다는 것과 즐긴다는 것을 혼돈한 채, 관광(觀光)과 여가(餘暇)가 지니는 고유의 여유로움은 잊어버리고 비슷한 시기와 장소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마치 유행성 배설행위와 같은 소비적 여가문화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집단의 입장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이 엄 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관광과 여가가 지니는 본질의 환대(서비스)정신은 뒤로한 채, 그저 돈이라는 경제적 이익에만 집착하여 마치 주객이 뒤바뀐 모양처럼 고질적인 악순환을 거듭해 가고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고장을 찾아왔다. 어찌 생각한 만큼의 성과는 있으셨습니까? 그 동안 착실히 남다르게 준비해 왔던 것들을 한껏 내어주고 참신한 호평은 받으셨는지요? 다들 재미있게 쉬어들 갑디까? 아니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정신 없으셨나요? 한철 장사이니 만큼 깐깐한 손님들 대하랴 지도단속 피하랴 다정했던 이웃과도 서로 부딪히면서 고생하시지는 않으셨는지요? 더욱이 남의 땅을 임대 받아 영업하느라 밑지지는 않으셨는지요?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최고라는 말을 충분히 실감하셨습니까?
어수룩한 질문을 해 보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사실이었기에 다시금 언급해 보았다. 내가 태어난 서천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수욕장은 물론 갯벌체험이니 낚시니 하면서 떠들썩하였다. 혹시 이러한 어설픈 관광 때문에 서천지역의 관광미래가 망가지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산과 강, 바다 그리고 후한 인정문화가 살아 있어야 희망찬 관광입군(觀光立郡)이 가능 할텐데 말이다. 체계적이지 못한 엉성한 자원관리와 이용관리, 서비스 관리로 인해 미래의 관광밑천을 스스로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관광을 너무 낭만적인 영역에서만 손쉽게 생각하지 말자. 하나의 당당한 미래산업이자 과학적인 기술(技術)로 인식해야 한다. 진지한 고민과 투자 없이 달랑 모방과 의지만으로써는 많은 시행착오와 부작용만을 낳게 될 것이다. 방문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지혜를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지역주민이 살고 싶은 곳 바로 그 곳이 단순한 방문자가 아닌 수준 높은 손님(관광객)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결론은 우리가 사는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을 보다 철저히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관광의 밑천은 환경이기에.
<우송정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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