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5.18 12:01
  • 호수 46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 스무 번째는 기대해 볼까

모시문화제 말씀인데요, 올해가 스무 번째라지요. 올해는 우리 주민들이 신명나게 참여하는 축제가 될까, 기대하고 있는데 대체 누가 어디서 뭘 준비 하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네요. 어디 한쪽에서 담당 공무원 능력에 맞게 기획사를 선정해서 준비하는 건지. 선택되신 분들에게서 흘러나오는 풍문으로 듣자니,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도 하고. 어떤 프로그램은 이제사 준비하고 있다고 하고.

어떤 고을은 1년 전에 이미 축제방향을 정하고 홍보하고 있는데 말씀이지요.


둘. 우리말도 못하면서

요즘 몇 가지 말이 부쩍 거북스럽게 들리네요. 마을방송 중에 ‘부락’이란 말을 듣는데, 애써 나이자신 이장님의 토속적 언어이리라 치지요. 허나 관공서 문건에서 등장하니 거북하네요. 부락(部落)은 일제강점기나 공산체제에서 주로 사용했던 말로, 특히 백성에게 노역을 시키기 위한 조직체계로 활용했지요. ‘마을’이라는 좋은 우리말을 써야겠지요.

하나는 ‘같아요’입니다. 인터뷰에서 많이 접하는데 “싱싱한 광어를 먹으니 맛있는 거 같아요”처럼, 말끝마다 ‘같아요’네요. 동등의 의미로 쓰이는 ‘같다’는 실제와 다르지만 “꿀 맛 같다” “꿈만 같다”처럼 무엇에 비교하여 강조하거나, 긴가민가할 때 쓰이는 말이니 직접 체험한 것의 느낌을 이야기 할 때는 “맛있습니다” “좋습니다” 해야겠지요.

끝으로 한 방송에서 여자 연예인이 왕 무식하게도 “팔뚝이 얇다”는 표현을 쓰더군요. 가만보니 청소년들도 이렇게 표현하네요. 면적을 이루는 물체의 두께 표현 ‘얇다’ ‘두껍다’를 통의 부피 표현에 잘못 쓰네요. 팔뚝은 ‘굵다’ ‘가늘다’ 해야 하는데, 수려한 우리말도 모르면서 외국어에 목숨 거는 세상.


셋. 함께 사는 세상

특화시장 앞 보도와 자전거 도로는 있으나마나지요. 맞은편 상가는 차도 다음, 자전거 길, 그리고 상가에 딸린 주차장이 설치돼 있는데, 주차장은 상가의 물건이나 입간판이 점령해 있고, 그럴 필요가 없는 상가의 경우 노점상들이 자리하고 있지요. 통행에 지장이 없다면 시장이니 당연하게 생각되네요.

유독 한 점포 앞은 다른 풍경이네요. 가게에 딸린 주차장은 비워 놓고 보도 겸 자전거 길에 번번이 승용차를 세워 놓네요. 수차례 불편을 겪다가 차주를 찾으니 ‘뭔데 상관이냐’ ‘무슨 자전거 도로냐’ 큰소리네요. 인도라 치고 되는가 물으니, ‘안 되는 줄 알면서 세웠다’네요. 권면코자 했는데 안 되니, 큰소리니 경찰을 부를 수밖에요. 경찰 오자 당장에 비굴한 웃음을 흘리며 차를 빼네요. 다음날 차가 없는데도 여전히 그 가게 앞에는 노점상이 없네요.

앞에 형식적으로 설치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니 자기 점포를 막게 되니 보도에 세우면 노점상도 못 오게 되어 일석이조였겠지요. 차가 없어도 제 가게 앞에는 노점을 못하게 하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요, 사회는 개개인이 모여 지탱하는 집단이지요. 헌데 이처럼 사회의 이기(利己)는 누리면서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때는 ‘사회적 동물’이기를 포기하는 사람, 즉 이기주의자, 약삭빠른 자들을 보네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