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솔아푸른솔아
하나. 솔아푸른솔아
시집 한 권을 소개하겠네요. 뚱딴지 같이 뭔 놈의 시집이냐 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가수 안치환씨가 부르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라는 민중가요가 있지요. 이 노래는 박영근이란 분의 첫 시집 <취업 공고판 앞에서> 에 실린 ‘솔아 푸른 솔아 -백제6’에서 가사 중요 부분을 차입했지요.
몇 해 전, 우연히 박영근 시인의 작품을 접하고 주책없는 눈물을 흘렸지요. 그리고 48세란 짧은 세월을 살다간 시인의 작품을 뽑아서 지인들이 지난 5월에 <솔아푸른솔아>라는 시집을 내놓았네요. 알고 보니 우리 신문의 편집을 책임지는 허국장의 오랜 지기라, 시인의 생활을 엿들었지요. 그의 생활이나 글이나, 큰 충격을 받고 머리가 멍해진, 가슴이 허한 이 시대를 미리 감지한 듯합니다. 큰 풍랑이 몰아칠 것을 미리 감지한 한다는 동물의 육감처럼.
6월4일분, ‘100분토론’에 등장한 보수 측 패널들이나, 이 정권은 노 전 대통령님에 대한 추모 열기가 민족 특유의 정서 ‘측은지심’이라, 곧 조문(弔問)정국이 끝나길 바란다니 답답해서요. 네 맘 같고 내 맘 같은 시집이라도 붙들고 통곡하면 좀 시원해질는지 모르겠네요.
둘. 모시문화제추진위원회
얼마 전 도의회가 지난 해 경제침체로 해외출장비를 좀 줄인 것을 올해 도로 찾아 먹겠다고 1억 6,005만원을 반영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지요. 이것도 ‘꼴값’ 맞지요? 사실 지방자치에서 의회가 요따위로 안하면 이런 저런 위원회 필요 없겠지요. 의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표나 팔러 다니니 민간인이 참여하는 오만가지 위원회를 만들 수밖에요.
울며 겨자 먹기로 생긴 위원회들, 위원회 참석 수당으로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지급하는데 것도 제 역할이나 다하면 뭔 말을 하겠는지. 언제부턴가 모시문화제는 외부 업체에 기획이며 진행을 의뢰하고 있는 터. 딱히 역할 없이 용역보고나 듣는 모시문화제추진위원회가 올해도 3번쯤 모였다지요. 개중 서너 분이 의견을 개진할 뿐, 나머지는 자리는 차지하고 있으면서 몇 년째 꿀 먹은 벙어리라. 이쯤되면 500만 원 이상 지출됐을 위원참석수당이 겁나게 아까워집니다. 우리는 언제쯤 속 안 터지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요.
셋. 꼴값
올해도 20회 째 맞는 모시문화제 기간에 동백정이나, 모시관 입장료 무료일까요? 넉넉해서, 또는 그동안에 베풀어주신 은혜 보답차원이면 모를까, 쥐뿔도 없는 주제에 퍼주는 건, 꼴값 중에 상 꼴값 아닌지.
자본주의체제에서 정당한 가격 받고 물건을 파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축제 기간에 서비스 또는 박리다매 차원에서 얼마간 싸게는 팔수 있겠지요. 그러나 밑지는 장사는 하지 말아야지요. 예산 들여서 가수들 불러다 공연도 하고 이런저런 볼거리를 준비한 마당에 왜 물건까지 싼거리. 당장에 축제비용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인지 몰라도, 나랏돈, 내 돈 맞거든요~. 언제까지 홍보타령하며 제살 깎아 먹자는 판인지요?
5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장항항 수산물 꼴갑축제’도 당장에 사먹기는 싸서 좋지만, 궁극적으로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하자네요. 갑오징어 한 마리가 시장에서 1만원~1만5천원까지 하는데 요리해서 1만원에 판매 한다지요. ‘홍보차원’이라는데, 한산모시, 서천수산물 이제 홍보 안 해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이제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