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소 부여작업이 마무리되어 거리마다 길 이름이 붙어 있다. 보령시의 경우 이름을 짓기 이전에 마을별로 공청회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서천군에서는 이런 공청회도 없이 행정편의대로 이름을 지었다.
서천의 새로 지은 길 이름을 들여다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옛 고유지명을 모두 버리고 획일적으로 두 지점의 지명에 한 글자씩 따서 지은 것이다. 새이름을 사용하기에 너무나 큰 고통이 따르고 있다. 우편 배달을 담당하는 우체국 직원들도 너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보령시에서는 웅천에서 무창포로 가는 길을 ‘무창포길’이라 이름을 붙였다. 이를 서천식으로 하자면 웅천-장자울-무창포를 잇는 길이니 ‘웅장무길’이라 해야 할 것이다. 보령에서는 옛 지명을 최대한 살려 주민들의 혼란을 최소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서천은 그렇지 않다. 원두리에서 부사리로 가는 길은 ‘부사길’하면 될 것을 ‘부원길’이라고 해놓았다.
서천에서 보령으로 가는 21번국도는 ‘충서로’인데 여기에서 종천으로 들어가는 길은 ‘종천길’, 비인으로 들어가는 길은 ‘비인길’하면 누구나 쉽게 기억하고 찾기 쉬울 것을 ‘충서로 몇 번 길’ 이런식으로 붙여놓았다. 비인에서 서면으로 가는 길은 ‘서인로’라고 해놓았는데 서면의 앞글자와 비인의 뒷글자를 따서 붙였다. 선도리-합전리-장동리를 잇는 길은 ‘선합장길’로 해놓았다.
전국적으로 이런식으로 길 이름을 지은 곳이 서천 말고 또 있는지 궁금하다. 수백년 동안 불리어온, 서천 사람들이 혼이 깃든 고유지명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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