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육의 미래와 청소년수련관
지역교육의 미래와 청소년수련관
  • 장인수
  • 승인 2002.12.12 00:00
  • 호수 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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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수련관에 대해 고무적인 대화가 오고가는 것을 보며 희망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를 긴장하게 하지요.
청소년수련관을 반대한 가장 큰 이유-다른 곳을 보아도 그냥 놀고 있고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며, 다른 지역은 그것이 정말 현실이라는 점에서- 그러한 문제제기는 충분히 검토해 보아야 할 문제라는 점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것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 점을 지금부터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물론 청소년수련관은 본래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교육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못한다면 실패로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청소년 복지의 문제는 곧 청소년 교육문제라는 점입니다. 현재 학교는 교육부(산하 교육청)에서, 수련관은 복지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니 서로간의 전혀 다른 계열이며, 별개로 돌아가는 현실입니더,
그러나 나는 그것이 우리교육이넘어서야 할 아주 낡은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결코 학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뒤집어 말하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도 동시에 교육의 주체여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지방자치시대에는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교육적 관점에서 저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1세기 교육은 더 이상 단순히 교과 지식을 습득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함을 요구받습니다. 핵심적으로 다중매체(멀티미디어), 다중문화(멀티컬쳐) 시대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대의 부가가치는 놀랍게도 전혀 엉뚱하게 생산될 수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서의 지식과 능력이란 단지 교과 지식적 학습으로는 수행되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오리 한 마리, 길모퉁이 돌멩이 하나, 길가의 꽃들이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그간 우리가 읽었던 방식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읽히고 가치를 부여받습니다.
또한 우리가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지방을 경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 1차, 2차 산업이 중심이 되던 때와는 경영의 방식에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지방자치시대에는 그것이 몇몇 특출 난 재능 있는 수재에 의해서 실현되기보다는 보편적인 시민적 역량으로 실현됩니다. 말하자면 시민적인 문화 수행능력이며, 앞으로의 사회에 대한 적응능력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간의 단편적 지식중심의 암기적 교육은 사람들을 단선화 시키고, 그러한 멀티플한(다중적인) 문화적 능력을 배양할 수 없습니다.
나는 청소년수련관이 거기에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기존의 학교는 아주 낡았습니다. 학교의 시설은 아직도 19세기에 가깝습니다. 학생들은 그저 교과서나 참고서를 읽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설의 낙후성과 교사들의 전문성 결여입니다. 그렇지만 학교는 그것을 극복할 능력이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그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안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교육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 수련관은 그런 교육현장의 열악함을 극복할 수 있는 센터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생각하면 수련관은 새로운 매체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컴퓨터 몇 대 들여놓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영상장비(그것은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또는 디자인, 음악, 문예활동, 학습모임을 위한 공간과 장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들과 함께 서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곳은 서천군의 인재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만일 대학이 결연 될 수 있다면 무엇보다도 좋지요. 아니면 몇몇 유능한 지도자를 초빙하거나, 능력 있는 현직교사의 자원을 받을 수도 있을겁니다.
물론 현재 입시중심으로 학생들이 밤낮으로 보충과 자율학습에 묶여있는 것이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넘어서야 하는 가장 나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다 과감한 투자와 개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서천지역에 수많은 실업계학생들이 그냥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미래의 서천시민입니다. 몇몇 엘리트에 투자하던 과거의 습성을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지방의 운명은 아무도 대신 해결 해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경영의 주체며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당사자입니다. 경영자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곳은 미래가 없고 사람들이 더 이상 거처해야 할 이유도 없게 됩니다. 그걸 단지 애향심으로 묶어두려 한다면 억지지요.
이제 중앙정부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우리지방을 보다 새롭게 경영하는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요? 나의 생각이 현재로서 보다 비현실적일지 모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서 가질 하나의 가능한 방법을 생각하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김인규 안면중학교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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