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혼 달래기 위해 반드시 검거”
“원혼 달래기 위해 반드시 검거”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2.01.21 10:43
  • 호수 5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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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보카센터 제보 한 건도 없어…수사 난항
충남도경 중요미제사건 전담 수사팀 시초에…

“백사장에서 잃어버린 바늘 찾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난 12일 4명이 살해당한 서천읍 영보카센터 살인사건 등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미제사건을 전담할 전담팀이 수사본부를 차린 시초치안센터를 찾았다.
충남도경 수사과 강력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공식 명칭으로 경감이 팀장을 맡았고, 사건 발생당시 서천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와 경장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92년 경찰 입문과 함께 20여년째 강력계 형사로 근무하면서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해 4차례 특진했던 조상규 경감이 팀장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고있다.


이들이 담당하게 될 사건은 서천에서 발생한 2건을 포함해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12건의 장기 미제사건과 함께 충남 도내 각 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 중 검거하지 못한 미제사건도 맡아 수사한다.
조 팀장은 “12건의 장기 미제사건 중 초등학교 1학년 남매를 비롯한 4명이 살해당한 영보 카센터 건은 물론 기동수퍼 김아무개 할머니 실종사건 수사를 위해 서천에 미제사건 전담팀 사무실을 꾸리게 된 것”이라며 “단순히 서천에서 발생된 2건의 미제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시초치안센터를 찾았을땐 사무실 책상과 탁자 사무실 바닥에는 사건 발생 당시 대규모 수사인력과 수사 기간이 길었음을 증명해보이기라도 하듯 방대한 수사서류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조 팀장을 비롯한 3명의 팀원들은 지난해 12월 수사팀을 차린 이후 그동안 수집했던 자료는 물론 기존 수사자료에 기초해 사건을 해결해줄 단서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수사중인 영보카센터 사건은 지난 2004년 5월 2일 오전 2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천읍 오거리에서 마서면 방향으로 500여미터 떨어져 인적이 드문 영보카센터에서 원인을 알수 없는 불이 나 방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이란성 쌍둥이 남매와 이웃집인 농기계대리점 여주인이 숨졌다.
불이 나자 경찰과 소방서는 불이 난 직후 행방이 묘연한 카센터 여주인 찾기에 주력했으나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일주일 동안 수사에 난항을 거듭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시초면 용곡리 소재 공사현장 수로관에서 카센터 여주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건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수사 단서는 인식이 불가능할 정도의 지문 1점과 불에 탄 버클밖에 없었다”는 조 팀장은 카센터 여주인을 발견한 뒤 1시간만에 누군가 사건에 혼선을 주기 위해 형사과장님과 기자님 앞으로 두통의 편지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과학수사가 보편화된 요즘이었다면 발견된 지문을 통해 범인을 밝혀낼 수 있었겠지만 사건 당시에는 불가능했다는 게 조 팀장의 설명이다.


“나(편지를 보낸 사람)와 농기계 여주인, 카센터 여주인은 삼각관계다. 농기계 여주인이 카센터 여주인을 살해한 뒤 죄책감에 시달려 불을 질러 자살했다. 나는 카센터 여주인을 옮긴 죄 밖에 없다. 지금은 배를 타고 멀리 떠난다. 시일이 흐른 먼 훗날 사건의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끝을 맺었다.
조 팀장은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절박한 심정으로,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한 아버지의 심정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재수사해 범인을 반드시 잡겠다”며 주민들의 많은 제보를 당부했다.
사건 제보 전화는 시초치안센터(952-1113)나 조 팀장 휴대전화(011-453-930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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