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스피커와 정책선거
고성능 스피커와 정책선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4.09 15:44
  • 호수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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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선거철이 되면 으레 굵직한 개발공약이 난무하곤 했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이 지방을 돌며 굵직한 개발 공사를 약속했다. 이렇게 해서 대형 토목사업이 태어나며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곤 했다. 이런 사업은 실패한 사업으로 끝나기도 하며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규모만 달리한 채 그대로 나타나건 했다. 70년대 이후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러한 지역개발 공약과 이의 실천은 국회의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됐다. 공업화와 도시화는 경제성장을 통한 양적인 팽창이 곧 발전이며 복지의 증대라는 신념을 심어놓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이러한 교묘한 공약은 잘 먹혀들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사정이 좀 다른 것 같다. 우선 4대강사업이라는 거대한 토목공사가 정권심판론의 도마 위에 올라와 있다. 이의 영향 탓인지 어느 고을에서도 커다란 토목공사가 공약으로 제시되는 것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세 과시를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색색의 옷을 입고 거리를 누비고 있고 고성능 스피커를 동원한 거리유세전도 예나 별 다름이 없다.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덤덤할 뿐이다. 일상생활에서 피부에 와닿는 선거 쟁점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이나 정부대안사업 등은 그동안 귀아프게 얘기를 들어왔고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7일에 <뉴스서천>이 세 후보자를 초청하여 벌인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다.
토건국가 유물인 금강하굿둑이 일찌감치 쟁점으로 떠올라 각 후보들이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모두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해수유통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에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차별성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그러나 곰곰이 살펴보면 분명 후보별로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 경제생활과 직결되는 부분에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미FTA 문제와 어장을 둘러싼 문제이다. 농어촌이 많은 우리 지역에서 가장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제 이처럼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잣대를 들이밀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후보들의 공약을 찬찬히 뜯어보고 과연 이를 지킬 수 있을지 검증해내야 한다. 더 이상 지역주의나 이념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출마자들도 지역 현안을 깊이 생각하고 미래세대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담보하는 선거 공약을 내놓아 유권자들을 감동시키는 깨끗한 정책대결로 가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성능 스피커에서 좋은 정책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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