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어부지리’
군산의 ‘어부지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4.02.24 14:24
  • 호수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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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외지 사람들은 서천군이 산업단지에서 생태도시로 ‘노선 전환’을 한 것에 찬사를 보내곤 한다. 정계에도 널리 알려져 나소열 군수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한몫 하고 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매우 부실하다. 우선 생태도시로 가는 길의 기본이 되는 생활쓰레기 분리 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아직도 홍보단계임을 실토한 바 있다. 분리 수거는커녕 불법 투기와 불법 소각이 만연하고 있다.


여기에 생태 자원 보존에는 거리가 먼 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어메니티 서천’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군 공무원 가운데에는 이에 관한 전문가 1명도 양성하지 못해 대부분의 관련 업무를 외부 용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군민들 가운데에는 농민들을 중심으로 생태주의적 사고를 갖고 각자의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어 매우 다행이다.


그동안 나소열 군수는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을 이러한 생태도시의 중심 거점으로 삼아 미래의 서천 경제를 선도해갈 성장동력의 핵심임을 설파해 왔다. 이는 매우 설득력이 있어 많은 군민들이 이를 따랐다. 특히 국립생태원의 입장객이 평일에는 3000명에서 4000명, 주말에는 2만여 명이 몰리자 많은 사람들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이를 대비해 준비해온 것이 크게 미흡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나소열 군수는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이 개원하면 석박사들 500여 명이 상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태원 개원 이후 100여명이 넘는 외지에서 온 직원들이 서천에서 주택을 구할 수 없어 군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군은 올해 상반기 중에 모두 104세대분의 주택을 완공하고 앞으로 353세대분의 주택을 짓는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이웃 군산시에서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의 개장을 겨냥한 택지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어 서천 사람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신역세권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군산역 주변에 총 6600여 세대가 입주할 주택단지 조성 사업을 4월에 착공한다는 것이다. 국립생태원과 거리가 매우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정주 여건이 나은 군산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비해 서천에서는 서천군이 지닌 장점을 살려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립생태원을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군산으로 넘어가 숙박을 하거나 군산의 음식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구나 군장대교가 새로 개통되면 이같은 빨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에 서천군에서는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여기에는 쾌적한 시설도 중요하지만 정성과 친절 등 무형적인 요소가 더 큰 작용을 한다. 여기에 음식 맛 등 옛 전통이 많이 남아있어 이를 잘 살린다면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다. 이러한 일들에 소홀한다면 군산이 어부지리를 고스란히 차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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