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부 김영희씨
효부 김영희씨
  • 최현옥
  • 승인 2002.01.10 00:00
  • 호수 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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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시어머니뿐 아니라 조카까지 돌봐
간호사들마져 감동시킨 서른두살 김영희씨의
시어머니 간호는 고부간의 갈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런 모습으로라도 오래만 사셨으면 좋겠어요”
서천읍 둔덕리에 사는 김영희씨(32)는 3년전 폐암말기 선고를 받고 오랜 투병생활로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시어머니(정을선·69)를 보며 눈물을 글썽인다.
평상시 시어머니가 기침이 심하고 소화가 잘 안돼 감기인줄만 알았던 김씨는 시어머니의 병이 발견되고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에 싸였다.
젊어서 시아버지가 다리가 불편해 돈을 벌지 못하자 베를 짜서 생계를 유지하면서 자식을 키웠고 이제 장성한 자식들이 어머니의 평생소원인 자기 땅에 자기 집을 짓고 살만 하자 병을 얻어버린 시어머니가 안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어머니 병이 암 말기라 병원치료가 불가능해 처음에는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했다. 그러나 병의 통증이 가중돼 급기야 지난해 10월 서해병원 중환자 실에 입원치료를 시작, 지금은 정신까지 놓은 상태다.
김씨는 아침 10시에 병원에 오면 한시도 시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는다. 몸 씻겨드리기, 식사수발, 수시로 몸 주물러 드리기 등 김씨의 효심은 병원직원들을 감동시킬 정도. 최근 간호사들은 김씨의 효심에 감동해 서천군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효행를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시어머니에게 받은 것에 비하면 자신이 간병하는건 아무것도 아니다”며 겸손한 모습이다.
김영희씨는 2시가 되면 집안일로 시아주버니와 교대를 한다. 집에는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와 두자녀 그리고 시아주버니의 이혼으로 맡게된 조카 둘이 있기 때문.
많은 어려움에도 김씨가 견디는 건 조립식 건축을 하는 남편이 옆에서 심적 지주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공을 남편에게 넘긴다.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데 힘들때 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시어머니 등에 욕창이 생겨 손을 묶었는데 끈 안 풀어준다고 화내실 때 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의 바람은 시어머니가 이런 모습으로라도 오래만 사시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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