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가 함께 샌드위치 만들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압축적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산업화를 이루었다. 빠른 것은 생산성이나 효율 면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안타깝게도 훌륭한 슬로푸드의 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압축적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세계 1위의 라면소비 국가가 되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음식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음식교육보다 입시교육이 더 선호된다. 음식의 중요성을 배우지 못하고, 스스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요리기술을 상실한 가운데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에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식품들의 선호는 식품산업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여 사회적으로 좋은 먹을거리보다 나쁜 먹을거리가 더 성행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나쁜 먹거리 양산의 공범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식습관이 바뀌면서 비만이나 아토피 등의 지표가 보여주듯이 음식관련 병이 늘고 있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음식에 대한 사랑만큼 진정한 사랑이 없다고 했다. 자신을 위해, 후대를 위해 우리 모두 생명의 바탕인 음식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
경남대 사회학과 김종덕 교수는 “음식에 대해,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고, 음식 그리고 음식을 통한 세상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며 “음식문맹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교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음식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식에 대한 이러한 여망에 부응이라도 하듯 한산중학교에서는 전교생이 학급별로 샌드위치를 함께 만들어 먹으며 우정을 다지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학교 가사실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한 ‘행복공감 학급이벤트데이’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용한 식재료로 그간 600평의 학교 텃밭에서 양파, 감자, 오이 등 그들이 직접 기른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직접 기른 농산물들은 이미 10개 복지 단체에 90여 상자를 기부한 터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학생회장 김경화(15) 양은 “항상 기다려지는 학급 이벤트 행사지만 올해는 특히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한산중학교 가족 모두가 구슬땀을 흘려가며 뿌리고 가꾼 결실로 샌드위치를 만들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학급 친구들과도 오랜만에 너 나 없이 행복한 미소로 한껏 재주를 뽐낼 수 있어서 즐겁고 알찬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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