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언론이 말하지 않는 공무원연금의 진실
정부와 언론이 말하지 않는 공무원연금의 진실
  • 신동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남지역본부 서천군지부&
  • 승인 2014.09.22 17:43
  • 호수 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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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우 전공노 서천군청지부장
무원연금에 관하여 언론에서는 하나같이 앵무새 마냥 ‘세금 먹는 하마, 국민의 혈세, 수령액 국민연금의 2.6배….’ 이런 단편적이고 선정적인 용어가 난무하는데 반해 공무원연금의 객관적 진실, 특수성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기사는 찾아 보기 힘들다. 이런 언론의 분위기 조성에 힘입어 정부와 새누리당은 더내고 덜 받는, 퇴직수당을 조금 높이고 연금지급액을 대폭 낮추는 쪽으로 연금개악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장의 공무원들은 객관적 사실은 말하지 않고 단순 수령액 비교, 자기 밥통만 지키려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묘사하는 것에 대해 심한 모멸감과 좌절감을 넘어 큰 분노를 느끼고 있는데 그 억울함의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공무원연금 적자의 주범은 바로 정부다.
공무원 10만명 이상이 구조조정된 1997년 아이엠에프 외환위기 당시 정부 부담금인 퇴직수당 4조 7169억원, 2005년 철도 민영화 당시 철도청 공무원 퇴직수당 2227억원, 1995년도까지 정부가 부담해야 할 퇴직수당 및 사망 조위금, 재해 부조금(1조4425억원) 등이 연기금에서 지출됐다.

남성 공무원의 군대 복무기간 만큼 소급 납부하게 되는 기여금 중 정부는 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있으며(5863억원), 정부가 필요시 연기금에서 빌려 쓴 4700억원에 대한 이자 한푼 내지 않고 있다.

또한 공무원연금법에 의해 정부는 책임준비금을 매년 적립토록 돼 있지만 2001년 이후 7조2000억원의 의무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데 이 모든 금액을 현재 금액으로 환산하면 32조가 넘는 액수이다. 즉 정부가 위 금액만 성실히 납부했어도 지금의 적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공무원연금 적자의 주범은 바로 정부인 셈이다.

공무원연금은 설계당시부터 국민연금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이 월급의 9%(본인 4.5%+회사4.5%)를 10년 납부하면 수령하는데 반해 공무원은 14%(본인 7%+정부7%)를 최소 20년, 대부분 33년 만기까지 납부하고 있으며 퇴직금과 고용보험, 산재보험의 역할까지 포함하고 있는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단순히 비교될 수는 없다.

또한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신분이기 때문에 받게 되는 겸직금지등의 경제적 불이익과 정치,노동 등 각종 기본권제한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 있으며, 공무원의 임금이 현실화 되었다고 하지만 100인이상 민간기업의 77.6% 수준의 저임금에 대한 후불적 보상등 공무원의 신분상 특수성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공무원연금인 것이다.

정부는 실체적 진실을 공개하고 대화에 나서라
공적연금개악의 본질은 바로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노후 생존권 문제를 일부 재벌보험사에게 넘기려 하는 것에 있다. 온 국민이 누려야 할 공공의 재산과 서비스를 일부 자본에게 팔아먹는 것이 민영화라면 공적연금 개악 역시 연금의 민영화이다.

또한 공무원들이 가장 억울해 하고 분개하는 부분은 단순히 연금이 얼마 깎이는 것보다 연금을 깎기 위한 과정에서 공무원 당사자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온갖 왜곡과 호도로 공무원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등 국가가 어려울 때 구조조정 및 대폭적인 임금삭감에도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최근 구제역, 에이아이I, 산불 등 국가재난 시 그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것은 바로 공무원이었으며 수개월 지속된 방역초소 근무, 살아있는 동물의 살처분 과정에서 과로로 쓰러져간 공무원,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공무원들이 상당하다. 이같이 일선의 공무원은 성실히 일하고 납부해야 할 금액을 납부한 죄밖에 없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더 이상 공무원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고 객관적 사실을 국민들에게 당당히 밝히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왜곡과 호도로 일관한다면 공무원 노동자의 분노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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