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역사문화관’을 서천에…
‘금강역사문화관’을 서천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5.04.06 17:00
  • 호수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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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들어 우리나라는 서해로 흐르는 강 하구를 막기 시작했다. 1979년 삽교천을 시작으로 안성천, 웅천천, 영산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의 하구가 막혔다.

이로 인해 서해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반농반어의 농촌마을이 사라지고 인구가 격감했다. 철마다 온갖 수산물로 웃음꽃이 피던 포구들은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하구는 쌓이는 토사를 준설비용이 늘어나고 우리 고장의 장항항은 그 기능이 마비될 지경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 역동적인 생산력을 발휘하던 모습은 다 사라졌다. 문화마저 바뀌어버렸다.

이러한 시기에 충남도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너진 강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지난 해 충남연구원에 용역을 준 ‘금강비전 시행계획’이 그것이다. 위탁을 받은 충남 연구원은 금강을 접하고 있는 6개 지자체를 순회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천군청에서 열린 서천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충남연구원측은 역사, 문화, 환경, 생태, 관광, 여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의견이든 제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군 관계자는 금강역사문화관을 서천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강에는 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문화 유산이 산재하고 있다. 그러나 강을 중심으로 한 연구는 체계적으로 연구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민간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지속적인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금강역사문화관의 설립 목적이다.

120억원이 투입되는 금강역사문화관은 주로 박물관 기능과 전시기능을 가지고 있다. 서천군은 이의 유치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금강 유역 그 어느 지역보다 풍부한 역사문화 유산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공주나 부여는 백제의 수도로서 이미 박물관 등 여러 시설이 있다. 그러나 금강유역에서 가장 높은 생산력을 지니면서 문화의 산실 역할을 해온 서천군은 이와 관련한 어떤 시설도 없다. 금강하굿둑 개설 이래 옛 문화마저 차츰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다.

서천군이 위치한 금강 하구에서는 동아시아의 정치 판도를 뒤흔든 커다란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7세기 후반 나당연합군과의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고려말 나세 장군이 최무선과 함께 인류사 최초의 함포사격을 통해 왜구를 격파한 현장도 서천이다.

장암리에서 출토된 빗살무늬토기는 금강하류가 문명의 발상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강 하구 기수역에서 잡히던 수많은 수산자원은 내륙으로 들어가 강경이 국내 3대 경강이 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처럼 금강하구에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집약돼 있다. 군은 이의 발굴조사에 나서서 금강역사문화관이 서천에 들어서도록 최선을 다하고 주민들도 많은 관심과 전문가들의 연구도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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