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만사라는데
인사는 만사라는데
  • 뉴스서천
  • 승인 2002.01.17 00:00
  • 호수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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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천군이 2002년도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20일께나 단행될거라는 이야기와 달리 지난 10일 갑자기 단행된 인사는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박군수의 인사는 매번 이런 식으로 철저한 보안 속에서 몇몇 관련부서 간부들과 함께 진행된다.
박군수가 이같은 인사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인사 대상자의 사전유출로 인한 잡음을 줄이고 혹시나 모를 외압과 비리를 차단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물론 박군수의 인사는 일부 타 시·군처럼 인사와 관련한 비리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청렴한 인사로 높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사 때마다 의회의 입김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걸 보면 외압을 차단하는데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2년 전 구조조정의 심한 여파로 공무원들이 몸살을 앓고 있을 때에도 모 의원의 딸이 당당하게 군청에 입사해 세간의 화제가 되더니 이번에는 또 모 면사무소에서 구설수에 오르던 모 의원의 자제가 타 동료들을 제치고 군청 입성에 성공해 눈총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이번 인사는 관행에만 의존한 채 능력있는 직원들을 적정부서에 배치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혹자들은 박군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인사가 아니냐며 혹평하고 있다.
또 군이 추구하는 정책과 비례한 인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노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많은 공무원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핵심 부서라고 일컫어 지는 행정·예산·경리계 등은 연공서열식으로 이루어지는 관행을 벗어나지 못해 음지에서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에게 ‘아무리 열심히 해도…’라는 인식을 심어줘 능률을 저하시키는 것. 또‘관광 서천’을 표방하면서 문화공보실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가고 있지만 매년 인사 때마다 그에 따른 배려가 미약해 직원들의 의욕을 상실시키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예부터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는 아무리 잘해도 항상 뒤탈이 있을 만큼 어렵지만 훌륭한 인사를 통해 그 조직이 추구하는 이상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경북도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인사공개 행정을 약속하며 주요 보직자에 대한 인사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공직사회의 관행적 틀을 깨고 주요보직에 대한 공모제를 통해 공개적으로 철저한 검증작업을 실시하는가 하면 선호부서 상호간 전보금지와 다면평가제, 시·군간의 인사교류 활성화는 모든 공무원들에게 활력을 심어주고 있다.
공무원사회에서는 요직근무자에 대한 특혜시비나 정실인사 등에 대한 인사불만이 해소된다면 공무원 사기는 앙양될 수 있다. 더구나 서해안고속도로와 국가공단 착공 등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서천의 현실 속에서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을 적정부서에 발탁해 일하게 할 수 있는 수장의 능력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박군수는 그동안 청렴한 인사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왜 호응을 얻지 못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차후에라도 보다 생산적인 인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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