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천군 신청사 건립을 위한 주민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지면을 빌려 이렇게 몇 자 군수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현 군청이 위치한 곳은 세종 때 남산에서 이전하여 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자리입니다. 서천군이 서천군, 한산군, 비인현으로 나누어 있을 당시 인구는 1,800여명이었습니다. 광복, 산업화를 거치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서천군의 인구는 16만 여명에 육박했습니다. 오늘날은 5만 8천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해마다 계속되는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어 도시가 팽창하고, 다핵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 청사는 군수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어디에 무슨 과가 있는지 몰라 직원의 안내가 없으면 찾을 수 없고, 비가 오는 날이면 어디서 물이 샐까 늘 불안한 실정입니다. 사실 군민들은 사무실을 찾지 못하는 어려움보다 비포장인 비좁은 주차장과 민원인 응대 장소조차 없는 폐쇄적인 공간에 대한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군청사를 신축해야 한다는 입장은 주민 누구나 공감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저 역시 군청사는 공직자 여러분의 근무 여건 개선과 군민들의 편리성을 위하여 신축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주민공청회에서 설명한 군청사 신축 계획은 서천읍성 문화재복원인지, 신청사건립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공청회 역시 서천군청의 이미지 개선과 특성화를 위해 서천읍성 복원과 군청사 신축을 필요하다는 일방적인 주장뿐이었습니다. 신축 군청사의 위치에 대한 논의는커녕 현 위치 신축과 구 역사부지에 대한 선택만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군청사 신축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보고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현재 서천군은 현 군청사 터에 역사문화공원을 건축하고, 군청 우측에 있는 민가 130여 채를 밀어낸 후 지상 2층짜리 청사 4채를 신축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계획도에 따르면 청사 초입 안쪽으로는 5m, 8m 폭의 도로를 설계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읍성 밖, 현재 군청에서 사거리까지의 2차선 도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으십니다. 양방통행도 어려운 도로인데, 이에 대한 확장 계획은 가지고 계신지요? 만약 확장한다면 현재 250억여 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텐데 또 군민 세금을 쓰시려고요?
둘째, 현 군청사 뒤쪽으로 서천여중고교가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많은 학생들이 차량과 뒤섞여 학교를 다녔습니다. 이제 이 학생들에게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 위치에 신청사가 신축된다면 이제 학생들은 덤프트럭과 함께 학교를 다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물며 역사문화공원으로 지어진다는 서천군청사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텐데 안전한 보행로 확보는 물론 되어있겠지요?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서천군청사는 오직 군의 예산으로 건축됩니다. 약 천억 원이 든다고 합니다. 그 예산에 서천화력발전기금이 포함되는 것으로 압니다. 얼마나 포함되는지요? 화력발전기금은 화력발전소 주변 마을 지원을 위해 마련된 기금입니다. 석탄가루는 서면사람들이 마시고 그 돈으로 사거리사람들만 덕 보는 것 같아 옆 동네 사람으로 마음이 참 불편합니다. 서면 사람들에게 동의 구하셨나요?
넷째, 역사적으로 군청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예상하여 터가 넓은 곳에 위치했습니다. 화산리, 구 역사, 마서, 신송리 등 우리에게는 조상님이 물려주신 훌륭한 후보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어 주십시오. 특정 후보지로 몰아가는 모습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 다른 후보지는 없애고 구역사부지와 현 청사부지에 집착하여 밀어붙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군청 앞 130여 채 민가의 토지보상비가 250억여 원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하는데...
서천군청사 문제는 현재 우리 군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군청이 이전하면 도심 공동화 현상이 생긴다고 많이들 염려하십니다. 군청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여도 현 청사에 서천읍사무소가 이전하고 읍사무소 자리에는 제2도서관이 들어서게 된다면 공동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서천군청사 문제는 군수님의 의지가 아닌 군민의 관점과 서천의 100년을 내다보는 안목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수님!
민주주의는 대화입니다. 1집당 2억여 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보다 학생들의 안전이 중요하고, 서천 사거리 땅값보다 석탄가루 마시며 마을을 지킨 서면사람들이 더 귀합니다. 군민과 함께 열린 대화의 장으로 나오십시오. 군수의 재선이 서천의 미래보다 중요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