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세이 -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
독자에세이 -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
  • 뉴스서천
  • 승인 2003.08.08 00:00
  • 호수 1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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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21일 ,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천군민회관 광장에 사람들이 속속 모여듭니다.
걸음마를 막 시작한 어린아이부터 칠순을 넘기신 듯 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서천지역 문화유적 답사”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하여 종종걸음을 재촉합니다.
저는 일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두 아들 녀석이 여름방학 전인관계로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하고 참여했습니다.
유승광 선생님으로부터 마량리 해돋이 마을, 동백정 당제, 임벽당 의성 김씨 가문의 청절사, 비인오층석탑, 이곡 묘, 봉선리 선사유적지, 신성리 갈대밭 등 당일 답사할 곳에 대한 사전 설명을 듣고 일행은 답사 차량에 오릅니다.
출발한 버스 안에서 어른들은 본인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기벌포대보름제를 계기로 서천과 인연을 맺고 서천을 사랑하게 된 이영찬 이라고 제 소개를 하고 난 뒤, 곰곰이 생각할수록 서천을 사랑하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량리 해돋이 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 이장 님으로부터 간단한 마을 소개와 함께 서해안에서 보는 해돋이에 관한 설명을 듣고 동백정에 올라 당제에 관해 듣습니다.
마을의 안녕과 만선의 염원을 빌어주던 당제. 지금은 그 보존가치를 이유로 계승 차원에서 당제를 지내겠지만, 당시 어업을 주 생업으로 꾸려나가던 지역 주민들에게는 절대적인 의존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더위에 지친 우리들의 쉼터가 되어준 동백나무 숲을 등뒤로 일행은 남당리 청절사로 향합니다. 마을 어귀부터는 버스에서 내려 청절사까지 약 1Km가 넘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청절사에 도착하자, 관리를 맞고 계신 어르신께서 무더운 날씨로 우리의 기력이 쇠진할까 염려되셨는지 인삼음료까지 준비하시고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어르신께서는 기계 유씨 기창을 주벽으로 네 분을 배양함과 출중한 가문에 대한 소개를 하시며 강한 자긍심으로 기력 넘치는 열변을 토하셨습니다.
훌륭한 우리 선인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청절사를 뒤로한 채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이번은, 비인오층석탑입니다. “여러분, 탑이 무엇인지 아십니까?”라는 유승광 선생님의 질문에 “쌓는거요!” 역시 아이들다운 대답입니다. 탑은 부처님의 무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해주시며, 절은 왜 절이냐는 질문에 또 아이들다운 답을 합니다. “절을 많이 해서요!” 맞았다는 선생님 말씀에 조금 전까지 다리 아프다며 칭얼대던 아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생기가 넘칩니다.
대화식으로 비인오층석탑이 소개되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입니다. 밥그릇 밑바닥 긁는 소리만 요란할 뿐, 반찬 타령하는 아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오후 일정이 다시 강행됩니다.
기산면의 산자락 수풀을 헤치며 올라 함께 답사하신 이돈직 선생님으로부터 이곡 묘에 대한 풍수를 듣고 사초면 봉선리 선사유적 발굴지로 향합니다.
봉선리 선사유적지는 발굴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현장을 답사 할 수 있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겠습니다. 특히 발굴 작업에 참여 중이신 분이 안내를 맡아 현장을 단계별로 관찰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과 유물 조각들을 직접 찾아보게 하는 등 체험하는 짜임새 있는 형식의 답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족이 벌써 몇 번째 찾게 된 신성리 갈대밭, 금강과 조화를 이룬 푸른 갈대 숲에서 더위를 말끔히 식히고 답사를 마무리합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에서 맛볼 수 없었던 전문가로부터 학문적 가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유적지마다 관계자로부터 현장감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방식의 이번 답사는 전문가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답사를 기획하고 주최하신 기벌포문화마당 유승광 선생님을 비롯하여 서천군과 충남정신발양서천군협의회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이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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