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군민, 행복한가?
서천 군민, 행복한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7.09.05 21:32
  • 호수 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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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박래 서천군수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7 지방자치 행정대상’ 시상식에서 지방자치 행정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군은 “지방자치TV가 주최하고 지방자치행정대상 조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지방자치 행정대상은 지방자치 22주년과 민선6기 3주년을 맞아 243개 지자체 중 모범이 되는 지방자치단체를 표창하고, 다양한 평가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며 “군민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신뢰행정을 이끌어 온 점이 대상 수상 배경이 됐다”고 했다.

시상을 위해 주최측이 어떤 평가 방법을 거쳤는지 알 수 없으나 노 군수의 수상 소식은 지역 언론을 통해 상세히 보도되었다. 많은 군민들이 이 소식을 접하고 과연 그가 수상할 만한 일들을 해왔는지 생각했을 것이다.

‘행복한 군민 희망찬 서천’을 내걸고 민선6기 ‘노박래호’가 출범한지 3년이 넘어 임기 말기가 됐다. 과연 군민들은 행복한지 돌아본다.
그동안 서천군에서 수많은 지역갈등 문제가 발생해 군민들은 군청 앞에 모여 서천군을 성토했다. 수목장림조성사업을 반대한 판교면 심동리 주민들, 마산면 주민들이 그랬고 마을 뒷산을 헐어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려 하자 문산면 은곡리 주민들이 나섰다. 평생 ‘데모’란 것을 해본일이 없는 노인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며 중부지방산림청으로 몰려가 구호를 외쳐야 했다.

마서면 월포리 주민들도 뙤약볕 속에서 대전 유성구에 있는 화학물질안전원이라는 낯선 곳을 찾아가 목청을 높여야 했다. 이루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군청 앞에서는 아직도 매일 환경미화원들을 만날 수 있고 택시운전기사들도 이곳을 거쳐 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종천면 당정리 주민들이 현재 도로 공사장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안을 들여다 보면 서천군이 미리 대처했더라면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일들이었다. 군민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신뢰행정을 이끌어온 점이 높이 평가돼 수상을 하게 됐다는 말은 거짓말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판교면 심동리에서, 마산면에서, 문산면 은곡리에서, 마서면 월포리에서, 주민들은 굴삭기가 마을에서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야 일이 벌어졌음을 알았다. 종천면 당정리에서도 도로형태가 가시적으로 드러난 이후에야 난리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군은 “국토관리청의 일방적 통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듣기조차 거북한 변명이다.
이제 군민들은 군청 직원들이 대체 누구편인지를 묻고 있다. 서천군청의 대오각성을 바란다. 오늘도 군 청사 앞에는 ‘행복한 군민’이라고 장식한 표어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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