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과정 졸업 김국자 어르신
초등과정 졸업 김국자 어르신
  • 김구환 프리랜서
  • 승인 2017.09.06 16:39
  • 호수 8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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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나의 행복한 꿈을 꿉니다”
‘배워서 알면 그만큼 아는 것이 힘이 된다’는 진리 깨닫는 계기

지난 2일 서천군 늘푸른배움터의 졸업식장을 찾았다. 대부분 가난과 개인적 사정으로 배움의 끊을 접었다가 늦깍이 나이에 배움을 시작해 맞는 졸업식이라서 여느 졸업식과는 그 의미가 더 컸다. 이날 졸업생들 중해서 특별한 의미의 졸업식을 맞은 학생이 있다. 올해 76세로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한 김국자 어르신을 만났다. 

고향이 이곳 서천 시초면인 그는 결혼과 함께 서울로 상경해 결혼생활을 하던 중 1971년 슬하의 딸과 함께 남편을 따라 타국 브라질에서 23년을 생활하게 되었다. 언어소통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착하는데 그 어려움이란 말로 다 하지 못했으리라 짐작했다. 그리고 다시 1995년 또 다른 타국 미국으로 건너가 19년을 생활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타국생활을 하면서 생활의 어려움 보다 우리말인 한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한글배움의 열망을 늘 가슴 한곳에 심어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글을 배우기 위해 미국생활을 하면서도 선교원등이 운영하는 학교에 문을 두드려 보기도 했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3년전 남편이 사망한 후 이미 딸은 캐나다로 시집을 가 살고 있는 상황에서 죽기 전에 귀향을 결심하고 친언니가 계신 자신의 고향인 시초면으로 오게 되었다. 고향에서 생활하던 중 작년 9월 우연히 서천군 소식지를 통해 전액무료로 배움의 교육을 이어 갈 수 있는 늘푸른배움터를 알게 되었다. 배움터의 첫 수업을 받던 날 자신을 친절한 미소로 반겨주던 자원봉사 선생님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날 한글을 배우지 못한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거주하던 시초면에서 서천읍까지 교통편이 멀어 아예 서천읍내에 숙식할 수 있는 방을 얻어 오늘 졸업식까지 1년 동안 단 하루도 결석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졸업식 소감을 묻자 “졸업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캐나다에 거주하는 손주가 축하 영상메시지까지 전해와 정말 기뻤고 사람이 살면서 배워서 알면 그만큼 아는 것이 힘이 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며 “남은 생의 목표는 중등과정 검정고시를 도전해 합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람은 죽을 때 까지 공부하다 죽는다’고 한다 그것이 깊은 학문이든 아니면 삶의 이치를 깨닫는 공부든 단지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 믿는다. 생애 또 다른 배움의 도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열정을 다하는 김국자씨에 그 도전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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