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되기로 작정하고 서천에 정착한 사람들
농부가 되기로 작정하고 서천에 정착한 사람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9.21 10:02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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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욕심 안내고 자급자족을 목표로 땀 흘리겠다”

▲ 청년 농부로 서천에 정착한 이수진씨와 김경태씨
우리 농업이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아치며 국제시장에 편입됨에 따라 우리 농촌은 급격히 소멸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70, 80대 고령층이 힘든 농사일을 견디며 마을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농부가 되기를 작정하고 최근 문산면에 정착한 젊은이들이 있다. 김경태씨와 이수진씨, 그리고 이상엽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30대 안팎의 젊은 나이이다. 이들은 이미 괴산에 있는 흙살림연구소에서 유기농 농부가 되기 위한 예비 과정을 충분히 마쳤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있는 흙살림연구소는 환경보전형 자연농 농업기술을 연구·개발해 농업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1996년에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이들은 마침내 서천에서 농부가 되어 공동체 생활을 하기로 하고 지난 3월 함께 서천으로 내려왔다. 이들에게 농부가 되기로 한 동기를 물어보았다.
“중학생 때 할머니가 계시는 농촌에 자주 놀러 갔고 그때부터 농촌이 더 좋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집과 회사를 왔다갔다 하다 5년 전 농촌에서 살기로 결심을 굳혔지요. 바로 흙살림연구소를 찾아 농업의 기초부터 익혔습니다.”

김경태씨의 말이다.

이수진씨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과 독일어를 공부하고 독일에 유학을 다녀왔다.
“독일 유학중 독일 친구들로부터 녹색당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자연농업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귀국 후 직장생활을 하다 자연농을 하는 농부가 되기로 하고 흙살림 연구소를 찾아 귀농교육을 1년 동안 받았습니다.”

그들이 서천을 택한 이유를 묻자 김경태씨는,
“유기농을 염두에 두고 적지를 찾던 중 4년 전 현장교육 일환으로 서천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오염원이 없었고 골짜기가 많아 유기농을 하기에 적합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문산면에 있는 서천군 귀농인의 집에 머물며 매입한 임야에 농장을 꾸미기 위한 바쁘고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또한 생태주택을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최근에 이들을 크게 격려한 일이 발생했다. 충남도에서 시행하는 ‘친환경 청년농부 육성 프로젝트‘ 에 최종 선발된 것이다.

선정된 청년 농부들은 각 지역에서 영농법인을 만들거나, 기존 영농법인에 가입하고 멘토를 지정 받는다. 이와 함께 개인별, 그룹별로 농지를 임차하거나 매입하고, 작목 선정, 재배, 납품 등 영농계획을 수립하며, 친환경 농업 교육 및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이미 서천에 내려와 블루베리 작목반에 가입하고 현재 열심히 배우는 중이며 블루베리 재배에 첫 도전을 할 할 예정이다.
이들의 앞날에 험난한 고비들이 많을 것이다. 새로 집을 지어야 하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리며 마을공동체의 일원이 돼야 한다.

“우리는 큰 욕심 내지 않고 자급자족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나중에 부모님도 모셔와 살 거예요.”이수진씨의 말이다. 이들이 새 둥지를 트는 데 이웃들이 사람으로 감싼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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