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희망이다
갯벌이 희망이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7.11.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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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천군 농업기술센터 교육관에서 ‘서천 생태계서비스 정책 워크숍’이 열렸다. 서천군지속가능협의회와 생태계서비스파트너쉽 아시아사무소가 공동 주최한 이날 워크숍에서는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생태계가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이 강조되었다.

잘 보전된 생태계가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혜택은 일일이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생태계를 떠나 인간이 살 수 없는 이상 돈으로 환산하려는 시도가 오만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서천군은 이러한 자연 생태계의 혜택을 듬뿍 받은 고장이다. 산과 들판이 있고 바다를 끼고 있으며 한국에서 세번째로 큰 강인 금강이 서천에서 바다와 만나고 있다. 지구상에서 생산력이 가장 높은 강 하구 생태계가 펼쳐지고 있는 곳이 서천이다.

이러한 혜택 덕분에 선사시대 이전부터 이 지역 사람들은 풍요를 누려왔다. 그러나 산업화 물결이 불어닥치기 시작하면서 강과 바다가 망가지기 시작했다. 하굿둑이 강과 바다를 남남으로 갈라놓아 기수역을 잃어버린 수많은 물고기들이 멸문지화를 당했다. 이를 포획하며 살아가던 사람들도 고향을 떠났다.

더욱 무서운 것은 토사가 연안에 계속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저서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이를 먹이로 하는 어종들이 줄어들어 바다가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어민들은 더 큰 배로 더 많은 기름을 소비하며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했다. 잡아서는 안될 작은 물고기들마저 남획하는 불법어업도 성행하게 됐다. 이자만 가지고 사는 지속가능한 삶이 아니라 원금을 까먹는 삶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천만이 지니고 있는 자연 생태계를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미래를 기약하는 일일 것이다. 정답은 재자연화이다. 환경부에서 금강하구역종합관리 방안에 대해 연구 용역을 수행중이라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서천군이 살 길은 생태계를 되살리는 일이며 이를 위한 걸음을 지금부터 내디뎌야 할 것이다. 갯벌이 죽어가면 물고기가 줄어들고 이를 먹이로 하는 새들이 떠나며 그 다음 차례는 사람이다.

서천갯벌을 결정적으로 파괴한 사건이 새만금간척사업이다. 이에 대해 서천군이나 충청남도는 한번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갯벌이 서천군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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